“기감, 인사·본부 개혁과 선거법 개선 통해 거듭날 것”

국민일보

“기감, 인사·본부 개혁과 선거법 개선 통해 거듭날 것”

[신년 대담 ③] 전명구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입력 2019-01-29 00:05 수정 2019-01-2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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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구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이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감리회관 감독회장실에서 국민일보와 신년대담을 갖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대담=정진영 종교국장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체질 개선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새해 첫날부터 본부 직원들이 서울역 광장에서 노숙자들에게 핫팩을 전달하며 노방전도를 했다. 신년 부흥회도 열었다. 모두 복음으로 새로워지기 위한 시도들이다. 이 같은 변화를 이끄는 전명구 기감 감독회장을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감리회관 감독회장실에서 만났다. 전 감독회장은 "개혁의 주체였던 개신교가 이젠 개혁의 대상이 됐다"면서 "기감부터 변해야 하고 이를 위해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말씀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하시는데 ‘개혁’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교회가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500여년 전 종교개혁의 주역이었지만 이젠 개혁의 대상이 됐다. 말씀으로 돌아가자는 건 개혁의 출발점인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복음을 되찾자는 뜻이기도 하다. 교인들이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면 초대교회와 같은 부흥도 뒤따를 것이다. 물론 사회에서의 신뢰도 높아질 것이고 교회 본연의 사명도 제대로 감당할 것이다. 기감의 개혁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맨 앞에서 책임을 감당하겠다.”

-기감의 개혁을 말씀하셨는데 최근에도 내홍을 겪었다.

“지난해 6개월 동안 직무가 정지됐었다. 나를 돌아보며 교단과 산하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침 제33회 총회 직전에 복귀했다. 총회에선 ‘신뢰 속에 부흥하는 감리교회’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교단부터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근 본부 임원도 공개채용을 통해 뽑았다. 원래 감독회장이 2명씩 직권으로 추천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감독회장에게 주어진 권한들을 내려놓아야 갈등의 소지도 작아진다. 작은 시도를 통해 건강한 감리교회를 만들어 갈 것이다.”

-기감의 내홍이 반복되고 있는데 어디에 원인이 있나.

“안타까운 일이다. 선거법이 원인이다. 감독회장과 감독 선거법을 보완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선 소송이 끊이질 않을 것이다. 올해 입법의회를 여는데 이때 선거법을 현실화할 예정이다. 입법의회에선 인사개혁과 본부개혁을 입법화하고 선거법도 개정해 최고의 영적 지도자를 선출하는 일이 소모적인 정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겠다. 더 이상 소송으로 사회적 신뢰를 잃고 전도의 문이 막히게 해선 안 된다. 일부에선 ‘4년 전임 감독회장 제도’를 문제라고 한다. 하지만 장점이 많은 제도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려 간다면 기감이 한국교회의 오피니언 리더로서 역할을 잘 감당해 낼 것이라고 본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다. 당시 기감이 크게 이바지했는데.

“기감과 3·1운동은 떼려야 뗄 수 없다. 민족대표가 모였던 태화관 자리에 현재 우리나라 최초의 복지관인 ‘태화복지재단’이 있다. 기감 산하 재단이다. 그곳에서 독립을 외친 33명의 민족대표 중 9명이 감리교 소속이었다. 천안 독립기념관 근처 연회들은 공동으로 기념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기감 본부도 독립운동의 흔적을 순회하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당시의 정신을 회복하길 바란다. 오늘의 입장을 반영한 새로운 ‘독립선언서’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3·1운동의 숭고한 정신이 이 시대에 자리 잡길 소망한다. 세계사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비폭력 독립운동인 3·1운동은 교회가 없었다면 일어날 수 없었다. 1903년 하디 선교사의 회개운동과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 1909년 100만 구령운동의 연장선에 있다. 무엇보다 감리교회가 올 3월 1일을 기점으로 위상을 회복하고 민족의 숙제인 남북통일의 시대를 여는 주역이 되길 바란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도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교회의 역할이 있다면.

“기감은 산림청과 공동으로 ‘숲속의 한반도 만들기 캠페인’을 진행한다. 북한에 나무를 심는 운동이다. 이 일에 다른 교단들도 동참해주길 바란다. 교회는 정치적인 문제에 관심을 두지 말고 북한에 생명을 불어넣는 나무 심기와 같은 평화적 지원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건 결국 우리 민족이 잘 되는 일이다. 이르면 올 식목일에 북한을 방문해 직접 나무를 심을 수 있지 않나 기대하고 있다. 나무는 생명이다. 나무 심기를 통해 생명의 말씀인 복음도 심을 수 있길 바란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정계복귀로 교회와 정치 문제가 다시 대두된다.

“교회 입장에서 특정 당이나, 특정인을 지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진영 논리에 빠지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본다. 교회는 교회일 때 가장 아름답다. 그리고 교회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국가와 정치를 바라며 기도하는 게 도리다. 교회가 지나치게 정치적이거나 특정 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하는 문제는 많은 생각이 필요한 일이다.”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는 일에 관심이 큰 것 같다.

“올 1월 1일부터 서울역 노방전도를 하며 핫팩을 전달했다. 최근에도 4·16 희망목공소와 이주노동자 교회, 가출청소년 희망센터, 장애인 사역 에이블센터 등을 심방했다. 앞서 비정규직 노동자들, 정선 카지노 도박 중독자,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특전사령부도 방문해 위로했다. 임기 중 이 같은 심방을 이어가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눌 계획이다.”

-교회 연합사업의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지.

“한국교회가 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이뤄야 한다고 본다. 교회 연합 사업의 목적이 연합기관의 통합과 연합에만 있어선 안 된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한국교회의 스펙트럼이 다양하므로 각 연합기관이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다 필요할 때 연합해 활동하면 된다. 예를 들어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이나 부활절 연합예배, 북한 지원, 재난지역 등을 섬길 때 힘을 모으는 식이다. 한국교회가 다양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필요할 때 한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영향력은 더욱 커진다고 본다. 앞으로 감리교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교회총연합 어느 한쪽도 소홀함 없이 잘 섬기려 한다.

-신앙의 선배로서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권면할 말씀이 있다면.

“기독교가 대한민국 1등 종교가 됐다. 하지만 숫자만 자랑해선 안 된다. 소금이나 빛은 조금만 있어도 그 역할을 다 한다. 자살율과 이혼율도 1위다. 1000만명의 기독교인이 있다는 대한민국에선 있어선 안 될 일이다. 교회가 뼈를 깎는 자성을 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바뀐다. 교인들이 다문화가정에도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 230만명에 달한다. 이제 그들 중에서 국회의원도 나올 것이다. 그들과 어울려 사는 길을 교회가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교회는 어둡고 그늘진 이웃을 돌봐야 한다. 경제난과 청년 실업, 비정규직 문제도 교회의 관심 속에 있어야 한다. 저출산과 고령화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의 웃음이 가득한 교회’를 만들기 위해 일생 달려왔다. 2019년 한 해 동안 전국의 교인들이 하나님을 웃게 하는 삶을 살길 소망한다.”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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