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 기독교인들 일제 핍박받는 한국인 위해 대통령에 청원서

국민일보

[단독] 美 기독교인들 일제 핍박받는 한국인 위해 대통령에 청원서

[3·1운동 100주년과 한국교회] 애즈버리대 교수·학생, 목회자 등 128명 윌슨 대통령에 편지

입력 2019-01-30 00:01 수정 2019-01-30 10:52
  • 네이버 채널구독 이벤트 당첨자 발표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기사사진

신한민보 1919년 4월 3일자 두 번째 지면. ‘셔양 교우들이 한국을 도음’이란 제목의 기사가 맨 오른쪽 상단에 실려 있다.국사편찬위원회 제공
미국의 그리스도인들이 1919년 3·1운동 직후 일제의 학정으로 핍박받는 한국인을 도와달라는 내용의 연명(連名) 청원서를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서울신학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박명수 교수)는 미국 켄터키주 윌모어의 애즈버리대 교수와 학생, 이 지역 목회자 128명이 1919년 3월 한국을 도와달라며 우드로 윌슨 대통령에게 연명 청원서를 보냈다는 내용의 신한민보 기사를 최근 발견했다고 29일 밝혔다. 신한민보는 당시 재미 한인단체가 발행한 신문으로 해외동포 소식뿐 아니라 일제의 침탈 등 국내 소식도 상세히 전했다.

1919년 4월 3일자로 보도된 ‘셔양 교우들이 한국을 도음’이란 제목의 기사에는 미국 그리스도인들이 보낸 연명 청원서 서문과 참여한 이들,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이 소개됐다. 연명 청원서 서문은 “존경하는 대통령 우드로 윌슨 각하! 이 글 끝에 서명한 이들은 참으로 공경하는 마음으로 각하에게 청원하는 바 각하는 좋은 방침으로 한국 예수교인의 학대 받는 것을 막으시길 간청하나이다”란 표현으로 시작한다. 이어 “오늘과 같이 사해형제주의를 주창하며 평화를 일심하는 때에 우리는 각하의 구원을 희망하나이다”라는 말로 글을 맺는다.

발신일이 3월 30일로 적힌 편지에는 일제에 학대받는 한국인을 위해 윌슨 대통령이 나설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구체적으로 담겼다. “각하께서 참혹한 학대를 받는 한국 민족을 위해 무슨 방면으로든지 도와주시옵소서.… 우리의 기도와 희망은 각하께서 저 압박 받는 한국을 위하여 무엇이든지 능히 하실 줄 압니다.”

편지에는 ‘에이 에취 뚝’과 ‘우라빗 와이 졍’이란 발신자가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우라빗 와이 졍(Robert Y Chung)’은 당시 애즈버리대에서 유학하던 정영도(1895~1965, 이후 정남수로 개명)로 이 기사의 제보자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세운 흥사단 단원이던 그는 해방 이후 한국에서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를 창립한다. ‘에이 에취 뚝(AH Doak)’은 이 지역 미국 목회자 이름이다. 몇 달 뒤 지역 내 한인구제회를 발기한 인물 중 한 명으로 신한민보 5월 22일자에 소개된다.

박명수 소장은 “당시 윌모어에는 도산의 개인 비서로 애즈버리대에 재학 중인 정영도와 동양선교회 조선감독 존 토머스 선교사(국민일보 1월 24일자 29면 참조)의 딸이 살았다”며 “이 지역 그리스도인은 이들을 통해 한국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이 같은 청원서를 윌슨 대통령에게 보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