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양 목사의 사진과 묵상] 단풍잎 속엔 소망의 노래만 가득하네

국민일보

[전담양 목사의 사진과 묵상] 단풍잎 속엔 소망의 노래만 가득하네

입력 2019-02-0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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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경기도 고양시의 임마누엘교회에서 기도를 마치고 산책하던 중 찍은 나뭇잎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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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양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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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중에 ‘친할 친(親)’이라는 글자에 대해 흥미로운 해석을 본 적이 있습니다. 나를 떠나가는 이를 아쉬워하면서, 그 사람의 뒷모습이라도 보고 싶어 나무 위에 서서 바라보는 형상이 바로 ‘친함’이라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가을이 빨리 떠나간 것 같아서 1월 초쯤 가을의 흔적을 그리워하며 길을 걸었습니다. 겨울이 나를 바라봐 달라고 입김을 불어오지만 이날은 사랑하던 가을에만 집중하고 싶어서 겨울에 양해를 구했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며 내 사랑하던 계절의 자취를 찾아봅니다. 힘없이 흔들리던 나뭇가지에 가을로 옷 입은 잎사귀가 반갑다며 인사합니다. 나를 향해 내민 손 부끄럽지 않게 하려고 조심히 손을 맞잡고 인사했습니다. 죽은 것 같지만 살아있고, 아무 말 없는 것 같지만, 잎사귀 속에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보여주고 싶은 비밀 편지처럼 계절의 에세이가 쓰여 있는 것 같아서 몰래 읽어보았습니다.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또 보여주고 싶지 않은 곳에는 거칠게 검은 원을 그려두기도 했지만 가을을 옷 입은 잎사귀에는 과거를 돌아봄이 없고, 현재를 아쉬워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다가올 미래의 시간을 기대하고 기다리고 소망하는 노래만이 가득했습니다.

우리 인간의 삶에도 추운 겨울은 한결같이 찾아옵니다. 그 겨울은 우리의 사정을 배려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눈물을 긍휼히 여기지도 않습니다. 겨울의 입김이 가을의 옷을 벗기듯 인생의 고난은 나의 본질을 직면하라고 한마디 내뱉고는 모든 것을 벗기고 빼앗아 갑니다.

룻의 시어머니 나오미는 그 겨울에 남편과 두 아들을 잃어버렸고, 욥은 모든 재산과 자녀들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러나 고난의 겨울이 모든 것을 빼앗아가더라도 절대 손대지 못하는 것이 있었다면 바로 하나님의 소망이었습니다. 이것은 사람이 막연하게 가지는 기대와 소망과는 다른 것입니다. 하나님의 소망이란 가능성의 끝에서 시작됩니다. 태초에 흑암이 깊은 곳에 있을 때, 모든 빛과 생명과 만물을 창조하신 그 하나님의 말씀이 인간의 삶에 입장하셔서 새 창조와 생명의 역사를 이루시려는 작정과 결심이 바로 하나님의 소망입니다.

하나님의 소망이 역사하실 때 나오미는 베들레헴에서 하나님이 자기 백성들에게 양식을 주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보아스를 통해 그 가정이 회복되게 하셨습니다. 욥도 자기 자신의 본질을 깨닫고 이전보다 갑절의 복을 받았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올해를 ‘황금돼지의 해’라고 말하며 행운과 형통을 바랍니다. 그러나 이 세상의 소문은 우리 삶에 진정한 행운과 형통을 주지 못합니다. 인생의 추운 겨울에도 우리가 소망을 품을 수 있는 근거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 그분의 십자가입니다. 그 십자가에서 흐른 피가 우리 삶을 적실 때 우리는 소망의 미래를 꿈꿀 수 있습니다. 가을 단풍이 추수를 떠오르게 하듯 예수 그리스도는 잃어버린 축복을 다시 거두게 하시는 인생의 편지가 됩니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매일은 모든 상황과 환경, 만나는 사람들 속에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의 눈으로만 바라볼 수 있는 축복의 악보를 그려놓으셨다고 합니다. 오늘 믿음의 눈을 들어 우리 아버지가 작곡하신 소망의 노래를 불러 보십시오. 그리고 그 하나님께서 올 한해 나와 함께하시면, 꿈꾸지 못한 것이 이뤄지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잃어버린 축복을 아쉬워하며 뒷모습을 쳐다보는 인생이 아니라 두 팔을 벌려 나를 안아주시는 주님의 따스함을 경험하는 매일을 살게 될 것입니다.

“내일 뭐 할지를 아는 삶을 살지 못해도

나의 내일을 아시고 준비하시는 하나님을 기대하며

홍조를 띠는 소녀가 되고 싶다.”(전담양의 시 ‘기대’ 중에서)

전담양 목사 <고양 임마누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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