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 아이 태어나면 주일예배 시간 초청해 축복 기도와 축하금

국민일보

[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 아이 태어나면 주일예배 시간 초청해 축복 기도와 축하금

<2부> 교회·지자체가 돌본다 (21) 출산 축하금 주는 은평제일교회

입력 2019-02-0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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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제일교회가 운영 중인 아기학교에서 엄마와 교사, 아이가 함께 놀이를 하고 있다. 은평제일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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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열린 아기학교에서 엄마와 아기, 선생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은평제일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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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제일교회 심하보 목사가 주일예배에서 ‘아기 축복기도’를 드리고 있다. 은평제일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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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정오. 서울 은평구 은평제일교회(심하보 목사) 정문 앞에는 수요 오전 예배를 마친 신자들이 삼삼오오 예배당을 빠져나왔다. 여느 교회와 같이 수요 오전 예배엔 주부와 노인 신자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날은 어린아이들도 유난히 많았다. 아이들은 엄마와 할머니의 손을 잡고 교회를 나왔다. 교회 1층 로비는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와 어른들의 인사 소리로 활기를 띠었다.

어린아이들 중 승호군은 만 2살 하고도 2개월이 지났다. 승호는 교회 1층에 자리 잡은 카페를 놀이터처럼 오가며 놀았다. 의자를 만지기도 했고 굶주림으로 고통당하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찍은 사진 전시물을 물끄러미 쳐다보기도 했다. 승호는 오가는 신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대부분 신자가 승호를 알아보고는 머리를 쓰다듬거나 등을 토닥였다.

승호가 이렇게 주목받는 이유는 넷째 아이여서다. 요즘처럼 아이 귀한 시대에 넷째의 존재는 희귀함 그 자체다. 카페에서 자원봉사 중이던 승호군의 어머니 손상미(43)씨는 “다른 동네에 살다가 이쪽으로 이사 오면서 낳은 아이”라며 “신앙생활을 하면서 하나님께서 어떤 은혜를 주실까 기대하다가 받은 선물”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손씨는 “교회 집사님과 권사님들 대부분 승호를 알고 있다”며 “임신했을 때부터 성도님들의 관심을 받았다. 요즘엔 다른 가정들에도 아이가 생기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승호가 이렇게 신자들의 관심을 받는 아이가 된 것은 이 교회의 독특한 문화 때문이다. 교회는 2011년부터 아기 출생 축하금 제도를 신설했다. 국내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교회부터 이를 해결하자는 취지였다. 첫째와 둘째 아이를 낳으면 20만원, 셋째부터는 50만원, 교회 청년끼리 결혼해 아이를 낳으면 100만원을 지급한다.

축하금은 주일예배 시간에 부모와 아이를 초청해 전 성도들 앞에서 축하하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며 전달한다. 공동체의 따뜻한 축복 속에서 아이와 부모를 격려하는 자리인 셈이다. 교회는 축하금 전달과 함께 아기들을 위한 기도 시간도 마련한다. 담임목사가 아이를 직접 안고 축복기도를 드린다. 아이가 예수님처럼 지혜롭게 자라서 하나님의 사랑을 받으며 자랄 수 있도록 간구한다.

담임 심하보 목사는 “저출산 문제는 국가적 위기를 초래하는 중대한 사안이기에 교회가 적극 반응한 것”이라며 “축하금 제도는 유대인들이 첫아이가 태어나면 일가친척이 축하금을 주며 부조(扶助)하는 데서 착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심 목사는 “축하금 제도는 일종의 캠페인이다. 액수 자체는 많지 않지만 이를 통해 새 생명의 탄생이 하나님의 은총이라는 분위기가 교회 안에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축하금 제도가 벌써 9년째 시행되다 보니 아이를 안 낳겠다고 말하는 신자는 거의 찾을 수 없다”며 “낳으려고 노력한다는 부부나 아이가 생기도록 기도해 달라는 요청이 많다”고 귀띔했다.

지난달 아기 출생 축하금을 받은 이 교회 성도 한초롱(35)씨는 남편과 함께 교회 청년부를 다니다 결혼한 ‘CC(Church Couple)’이다. 한씨는 “교회에서 일생의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이루고 아이까지 낳아 감사할 뿐”이라며 “교회 식구들이 다들 좋아하고 축하해주셨다. 두 배의 축복을 받은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한씨는 “목사님이 청년부 예배에 직접 참석해 결혼과 자녀의 중요성을 자주 강조하는 편”이라며 “청년들도 믿음의 사람을 만나 가정을 이루려는 마음이 강하다”고 했다.

교회에서는 축하금 전달식이 끝나면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진을 올리고 기록으로 남긴다. ‘교회 앨범’란을 클릭하면 ‘새 아기 축복기도’란 이름의 사진 파일이 여럿 보인다. 섬네일 사진을 다시 열면 젊은 부부와 아기가 성도들 앞에서 축하를 받는 사진이 확대된다. 지난해엔 총 11번의 축하 시간이 있었다. 한두 달 간격으로 한 가정 또는 두세 가정이 함께 축하를 받았다.

은평제일교회의 ‘아이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교회는 ‘아기 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2013년 시작된 아기학교는 교회 신자와 이웃에게 열려 있다. 1년에 두 차례 봄가을 각각 12주씩 매주 화요일 운영된다. 걸음마를 뗀 아기들부터 36개월 아이까지 대상으로 한다. 20~30명 정도 모집하며 학교는 엄마와 함께 수업을 진행한다. 교사 한 명이 아이 2~3명을 돌본다. 아기학교는 다음 달 문을 연다.

아기학교는 오전 10시30분부터 12시10분까지 100분간 쉬지 않고 진행된다. 공놀이와 노래, 종이놀이 등 다양한 신체활동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꾸며지며 중간 간식시간엔 영양가 높은 이유식이 제공된다.

아기학교 담당자이며 교회 영아부 부장인 호미경(42·여) 집사는 “아기학교에 참여하는 엄마와 아기 모두 하나님 안에서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모든 놀이에 하나님의 사랑을 담은 의미를 포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심하보 목사는 “심각한 저출산 문제의 기저에는 남녀가 서로 사랑하지 못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며 “행복한 가정의 형성과 남녀가 사랑하는 문화가 충만할 때 자연히 아기도 축복 속에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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