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품는 사무금융노조의 실험 “정규직화 땐 임금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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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품는 사무금융노조의 실험 “정규직화 땐 임금동결”

기득권 포기 첫 물꼬, 노·노 상생

입력 2019-02-08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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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나선다면 올해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지 않겠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이 내놓은 파격 제안에 노동·산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부 대형 노조가 비정규직은 노조 가입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는 행태와 대비된다. 기득권을 포기하고 ‘노-노 상생’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려는 시도로도 읽히면서 ‘실험’ 결과가 주목된다.

7일 고용노동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사무금융노조는 지난달 29일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고 사측이 직간접 고용을 포함한 모든 사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나설 경우 올해 임금을 동결해도 좋다고 밝혔다. 사무금융노조는 금융권 90여개 회원사와 4만5000여명의 노조원을 대표하고 있다.

사무금융노조의 이 같은 선언은 각 사업체 노조 대표들로 구성된 대의원들이 합의한 사항이다. 이는 업체별로 이어지는 임금협상의 가이드라인이 된다.

비정규직을 보듬고자 하는 산별노조의 움직임이 처음은 아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임금 인상분 일부를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쓴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대다수 노조의 경우 비정규직 처우 개선은 여의치 않았다. 결과적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사회 문제로 비화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은 “소외됐던 비정규직 문제에 노조가 나설 때가 됐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도 사무금융노조의 행보를 두고 ‘노조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표현했다. 기업이 각종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것처럼 노조 또한 담당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는 말이다.

사무금융노조는 사측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 따른 임금 인상안도 제시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2.7%)과 물가상승률(1.7%)을 더한 4.4%를 기준으로 삼았다.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것 역시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이는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있는 정부 정책과도 일부 궤를 같이한다. 고용부는 이르면 이달 중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개편한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범위를 정하는 ‘구간설정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특히 경제성장률 같은 정량적 수치가 기반이 된다. 따라서 사무금융노조가 정량적 수치를 반영해 마련한 임금인상 기준안이 최저임금 합의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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