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프닝으로 끝난 泰공주 총리 출마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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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으로 끝난 泰공주 총리 출마 선언

후보 지명 하루만에 국왕이 제동… 왕가 정치개입 원천적으로 금지

입력 2019-02-10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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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뉴시스
태국 공주의 총리 출마 선언이 하루 만에 해프닝으로 끝났다. 태국 야당 타이락사차트당은 지난 8일 우본랏 라차깐야(사진) 태국 공주를 3월 열릴 총선의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하지만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이 “우본랏 공주는 여전히 왕조의 일원으로 신분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우본랏 공주의 출마가 매우 부적절하다”고 칙령을 발표하고 타이락사차트당이 다음 날인 9일 우본랏 공주의 총리 후보 지명을 철회하면서 공주 출마 선언은 무위로 돌아갔다.

태국 왕실은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막강해 왕족의 정치개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왔다. 우본랏 공주는 1972년 미국인과 결혼하면서 법적으로 왕족 신분을 포기한 상태였지만 이혼 후 2001년 귀국해 다시 공주 칭호를 받은 상태다. 태국 현지 언론들은 와치랄롱꼰 국왕의 누나이기도 한 공주가 직접 출마할 경우 상대 후보들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주가 예정대로 출마했다면 쁘라윳 짠 오차 현 총리의 재집권 계획이 타격을 받게 됐을 수 있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우본랏 공주의 출마는 이미 좌절됐지만, 사건의 파장은 계속 퍼져나가고 있다. 쁘라윳 총리 지지 성향의 국민개혁당은 타이락사차트당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파이분 리띠따완 국민개혁당 대표는 “우본랏 공주가 왕실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국왕의 성명으로 명백해졌다”면서 “선거관리위원회는 타이락사차트당 해산을 위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개혁당은 정당이 입헌군주제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는 증거가 있으면 헌법재판소에 해산을 요청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3월에 열리는 태국 총선은 쁘라윳 총리의 국민개혁당과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자들이 만든 푸어타이당의 대결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쁘라윳 총리와 쿤잉 수다랏 푸어타이당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의 차기 총리 적합도에서 선두를 다투며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푸어타이당이 만든 자매정당 타이락사차트당의 우본랏 공주 총리 후보 지명이 좌절된 것이다. 쁘라윳 총리의 세력은 탁신 전 총리 세력에게 반격할 기회를 잡게 됐다.

쁘라윳 총리는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탁신 총리의 동생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를 몰아내고 군부 정권을 세웠다. 그는 이후 정권을 민정에 이양하겠다는 약속을 미루고 미루다 최근에야 총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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