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갈수록 커지는 경제위기 경고음… 제대로 대비하고 있나

국민일보

[사설] 갈수록 커지는 경제위기 경고음… 제대로 대비하고 있나

입력 2019-02-12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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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세계 경제에 폭풍” 경고, 한국은행 ‘격차의 함정’ 지적… 나라 안팎 먹구름 헤쳐갈 강력한 리더십 갖춰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다시 세계적 경제위기를 경고했다. 두바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더 둔화되고 있다. 먹구름이 너무 많아 단 한 번의 번개에도 폭풍이 시작될 수 있다. 각국은 경제적 폭풍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가 꼽은 4가지 먹구름은 무역 분쟁, 금융 긴축, 중국 경제 둔화, 브렉시트 불확실성이다. 라가르드는 지난해부터 줄기차게 위기를 말하며 각국 정부에 경고를 보내 왔다. “안전띠를 매야 할 때”란 넉 달 전 표현은 “경제적 폭풍에 대비할 때”란 말로 강화됐다. 그가 안전띠를 말했을 때 IMF는 2019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7%로 하향 조정했고 폭풍을 언급할 무렵에 3.5%로 더 낮췄다. 그의 경고가 현실이 될 경우 국제 경기에 민감한 한국 경제는 폭풍을 넘어 태풍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1~4분기에 6.8%→6.7%→6.5%→6.4%로 계속 떨어져온 중국의 성장률이 올해 1분기에는 6.0%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위기는 벌써 우리 곁에 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국은행은 2014년 이후 한국의 체감 경기가 지속해서 악화된 원인이 격차 때문이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었지만 세대 간 실업률 격차,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동률 격차, 업종별 생산 격차 탓에 국민이 경제성장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격차에는 청년 실업, 대기업 쏠림 현상, 산업 구조조정 같은 한국 경제의 당면 과제가 모두 담겨 있다. IMF의 경고와 한국은행의 분석은 우리가 처한 경제적 현실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세계 경제의 위기는 폭풍을 걱정해야 할 만큼 징후가 강해졌고 한국인은 격차의 벽에 가로막혀 둔화된 성장조차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예고된 위기는 위기가 아니라는 말은 그 경고음을 듣고 면밀히 대비하는 기민함을 전제로 한 것이다. 정부는 계속 이어지는 위기 경고에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가 됐다. 격차에 담긴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고질적인 것들이다. 세계 경제에 드리워진 먹구름을 순탄하게 헤쳐가기 위해서라도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작업에 더욱 속도를 높여야 한다.

한국은 지금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불균형도 해소하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아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쉽지 않은 숙제인데 관련된 사안마다 이해당사자의 갈등이 분출해 더 어렵게 꼬이곤 한다. 요즘처럼 경제 분야에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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