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세금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 없어야

국민일보

[사설] 전세금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 없어야

입력 2019-02-1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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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집값이 전셋값보다 떨어져 집주인이 집을 판다 해도 전세금을 다 내주지 못하는 ‘깡통전세’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거래 위축으로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하락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집값과 전셋값 하락은 바람직하다. 우리 경제를 왜곡시키고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던 부동산 폭등과 투기 바람을 잠재운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유의할 것은 급격한 하락에 따른 부작용이다. 집값 급등도 좋지 않지만 급락도 좋지 않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13주 연속, 전셋값은 15주 연속 하락세다. 집값과 전셋값 동반하락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집값 안정과 균형을 유지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집 없는 서민들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갭투자’로 집을 샀다가 집값 하락으로 세입자들에게 전세금을 내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갭투자한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세입자가 반환소송을 해도 전세금을 온전히 돌려받기 쉽지 않다. 집주인이 다음 세입자를 못 구해 돈을 내줄 수 없다고 버텨도 전세금 반환을 강제할 법적 장치가 없는 것도 문제다. 전세계약이 끝났는데도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때 보증회사로부터 대신 돌려받는 전세금반환보증 보험이 있지만 보험 가입을 의무화할 경우 보험료 부담이 커 반대도 적지 않다.

갭투자로 집을 산 투기꾼까지 보호할 필요는 없으나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대책은 필요하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가 닥친 것은 아니지만 금융 당국이 전셋값 급락 지역을 중심으로 깡통전세에 대한 실태 파악에 나선다고 하니 다행이다. 전세금 반환이 어려운 집주인에게 집을 담보로 전세금 반환자금 일부를 빌려주는 역전세대출이나 깡통주택의 경매 처분을 늦추도록 하는 경매유예제도의 유예기간을 현재 3개월보다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틀에 박힌 재탕 삼탕 정책을 검토하는 데서 벗어나 실태조사를 토대로 지역 사정에 맞는 보다 정교한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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