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수 칼럼] 황교안 대표 신앙에 대한 공격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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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수 칼럼] 황교안 대표 신앙에 대한 공격을 보며

입력 2019-03-06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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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기독교 신앙을 종교 편향으로 몰아붙이는 주장은 잘못… 독실한 신앙은 단점 아닌 장점
극우세력에 의존한 잘못된 정치 행보가 기독교 비난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황교안 대표님, 자유한국당 대표에 당선되신 것을 축하부터 해야 하지만 선뜻 축하라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크리스천 중 한 사람으로서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기 때문입니다.

황 대표님의 신앙을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있습니다. 저는 황 대표께서 지난 2015년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을 무렵 ‘황교안 신앙에 대한 부당한 공격’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황 후보자의 다른 것을 문제 삼거나 비판하는 것은 몰라도 기독교 신앙을 공격하지 말라는 것이 요지였습니다. 열심히 연습한 발레리나의 뒤틀린 발이 못생겼다거나, 땀 흘려 일하는 농부의 얼굴이 검게 그을렸다고 흉보지 않듯이, 평소 황 대표님에게서 드러나는 기독교적 색채나 인품은 깊은 신앙의 경지에 다다른 크리스천에게서 나는 향기라고 지금도 믿고 있습니다. 평신도에 불과한 제가 전도사인 황 대표님의 신앙을 감히 판단하는 것 같아 송구스러우나 이것이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하지만 대표 취임을 계기로 은근히 기독교에 대한 폄훼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태극기 부대와 기독교 근본주의가 결합했다거나 기독교적 이분법으로 정치를 하려 한다는 식의 공격을 보면서 기독교가 모욕을 받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황 대표님의 독실한 신앙이 종교적 편향성으로 왜곡되고 기독교에 대한 반감도 증폭될까 우려되기도 합니다. 어느 한 분야에서 깊은 수준에 도달한 것을 편향성이 있다는 식으로 프레임을 씌울 것 같으면 특정 분야 운동선수는 스포츠 편향성이 있고, 음악이나 미술 같은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는 문화예술적 편향성이 있으며, 특정 분야를 전공하는 교수나 학자는 학문적 편향성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사이비 종교나 이단이 아닌 정통 기독교 신앙에 대해 종교 편향이라는 굴레를 씌우는 것은 반기독교적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칼럼에서도 썼듯이 김구, 안창호 선생 등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지도자들이 많습니다. 3·1운동의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16명이 기독교인이었는데, 아시다시피 종교적 편향성이 있는 사람들이 독립운동을 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신앙은 결코 편향이나 결격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강점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황 대표님, 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태블릿PC 조작설까지 제기하셨는지요. 크리스천 대상 여론조사에서 80%가 탄핵에 찬성했습니다. 5·18 망언을 한 사람들과 보조를 맞추는 이유는 또 무엇입니까. 요즘 황 대표께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태극기 부대로 대표되는 극우세력에 기대는 한 건강하고 합리적인 중도층과 멀어져 정권을 잡을 수 없고, 잡아서도 안 된다는 여론이 많습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안창호 헌법재판관은 탄핵판결문 보충의견서에 이렇게 썼습니다.

“오직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흘릴지로다(아모스 5:24). 성경 말씀이다. 불법과 불의를 버리고 바르고 정의로운 것을 실천하라는 말씀이다. 탄핵 심판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고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다.”

그 역시 황 대표님처럼 독실한 크리스천이고 보수 성향이지만 이렇게 생각이 다르듯이 기독교 내에도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이 있습니다. 황 대표님의 보수 성향 자체를 문제 삼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황 대표님의 화려한 공안검사 전력은 차치하고라도 정치에 입문한 뒤 보여준 행보가 많은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태복음 5:16)는 성경말씀이 생각납니다. 저는 이 구절을 비기독교인이 기독교인의 언행과 인품에 마음이 움직여 나도 한번 교회에 나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도록 행실을 바르게 하라는 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극우세력과 손잡는 황 대표님을 보면서 오히려 거꾸로 될까봐 걱정입니다. 정의가 강같이 흐르도록 하기는커녕 탄핵에 △표를 하고 정의를 부정하는 바람에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교회에 한번 가볼 마음까지 싹 사라지게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입니다.

황 대표님, 태극기 부대에 의존한 것이 강을 건너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면 이제 나룻배는 버리고 미래로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남북 관계와 관련해서도 반공보수와 남북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 성경에 맞게 민족 화해와 평화를 추구할 생각은 없으신지요. ‘좌파독재’ ‘사회주의화’라는 색깔론은 시대에 맞지도 않습니다. 무엇보다 기득권 세력보다는 가난하고 소외받는 자들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 성경적이지 않을까요. 황 대표님의 정치적 행보로 인해 기독교가 비난받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논설위원 js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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