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통한 비실명 대리신고, 공익신고 새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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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통한 비실명 대리신고, 공익신고 새 트렌드

변호사 업계 새 블루오션 가능성… 낮은 보상금·비싼 수임료가 장벽

입력 2019-03-15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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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홈페이지 공익제보 화면 캡처.

공익신고자보호법의 비실명 대리신고 제도가 ‘승리 게이트’를 촉발시킨 1등 공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제도가 공익신고자의 신분 비밀을 보장하는 효과적 수단으로 자리 잡을지 관심도 높다. 동시에 법조계에서는 변호사 업계에 새로운 시장을 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비실명 대리신고는 공익신고를 할 때 변호사를 통해 비실명으로 대리신고할 수 있게 한 제도다.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지난해 10월 개정법 시행에 따라 6개월째 운영하고 있다. ‘승리 게이트’는 비실명 대리신고를 활용한 대표적 사례다. 방정현(40) 변호사가 그룹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성매매 알선, 가수 정준영(30)의 성범죄 정황 등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록을 1차 제보자에게서 이메일로 받아 권익위에 대리신고한 게 단초가 됐다.

변호사 업계에서는 비실명 대리신고가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허윤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은 14일 “포화상태에 이른 변호사 시장에 새로운 활동영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변호사들이 국민 권익을 위해 비실명 대리신고 제도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제도 도입 초기인 만큼 보완할 부분이 많다. 변호사 수임료에 대한 부담감이 대표적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공익신고자 입장에서는 비실명 대리신고에 필요한 변호사 선임 비용을 1차적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공익신고에 따른 보상금 규모로는 신고할 엄두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권익위에 따르면 지난해 공익신고 보상금 지급액수는 건당 평균 799만원(지급건수 277건·보상금액 22억1365만원)에 머물렀다. 공익신고자로서는 최소 수백만원이 넘는 변호사 수임료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접수된 비실명 대리신고 건수는 4건이다. 지난해 공익신고 월평균 접수건수(329건)를 기준으로 볼 때 미미한 수준이다.

대안은 보상금액을 높여 공익신고에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경기도는 지난 1월부터 비실명 대리신고를 할 경우 보상금 상한액을 없애고 공익제보로 발생한 도(道) 재정수입의 30%를 지급하는 조례를 시행하고 있다. 재정수입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공익제보지원위원회 심의의결로 최대 2억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게 했다.

비실명 대리신고가 우편이나 직접방문 방식으로 제한돼 있는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 권익위 관계자는 “온라인 접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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