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검찰, 김정남 살해 혐의 흐엉 석방은 거부

국민일보

말레이 검찰, 김정남 살해 혐의 흐엉 석방은 거부

구명운동 베트남 정부 거센 반발

입력 2019-03-15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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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베트남 여성 도안티흐엉이 14일 눈물을 흘리며 말레이시아 슬랑오르주 샤알람 고등법원을 떠나고 있다. 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말레이시아 검찰에 기소된 베트남 여성 도안티흐엉의 석방이 무산됐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14일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흐엉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건 담당 검사는 “검찰총장에게 제출된 진정과 관련해 우리는 사건을 계속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는 말레이시아 검찰이 지난 11일 시티 아이샤를 석방하자 흐엉도 함께 석방될 수 있도록 구명운동을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진정이 접수된 것으로 보인다. 팜빈민 베트남 외무장관도 12일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흐엉의 석방을 요구했다.

그런데도 끝내 흐엉의 석방이 무산되자 베트남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레뀌뀌잉 말레이시아 주재 대사는 “이 결정에 매우 실망했다. 말레이시아가 공정한 판결을 내려 흐엉을 빨리 석방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흐엉도 재판이 끝난 뒤 베트남 대사관 관계자들에게 “함께 체포됐던 시티가 석방돼 행복하지만 나 역시 죄가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티가 먼저 석방된 후 정신적 충격을 호소해왔다. 흐엉의 아버지 도안반탄도 “딸과 시티는 같은 혐의로 기소됐는데 결과는 불공평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말레이시아 정부와 검찰은 시티 석방 이후 “인도네시아와의 외교관계를 고려해 법치 원칙을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결국 야권의 비판에 시달린 말레이시아 검찰이 당장은 흐엉을 석방하지 않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흐엉에 대한 재판은 다음 달 1일 재개된다. 말레이시아 법은 고의적 살인의 경우 예외 없이 사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흐엉은 시티와 함께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들은 재판에서 리얼리티TV를 촬영 중이라는 북한인들의 말에 속았다고 증언했다. 반면 북한 측은 김정남이 아닌 김철이란 이름의 자국민이 단순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현장에서 발견된 북한인 4명은 우연히 같은 공항에 있었을 뿐이라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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