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터 바른미래 변심?… 선거제 개혁 패스트트랙 협상 진통

국민일보

캐스팅보터 바른미래 변심?… 선거제 개혁 패스트트랙 협상 진통

한국당 제외 4당 큰 틀 동의했지만 “與, 총선 닥쳐 없던 일로 할지도” 바른미래 내부 반발 기류 만만찮아

입력 2019-03-14 19:12 수정 2019-03-14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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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가운데)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당 원내정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은 하태경 최고위원, 오른쪽은 권은희 정책위의장. 뉴시스

선거제도 개혁안을 패스트트랙(안건의 신속처리)에 올리기 위한 여야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당초 의원정수 300명을 유지하는 선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했지만, 바른미래당 안에서 ‘딴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서는 바른미래당의 찬성표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여야 4당이 추진하는 선거제도 개혁법안은 의원정수 300석을 유지하면서 지역구 의석을 현행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를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석패율제(지역구 낙선자를 비례대표로 구제하는 제도)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야3당과 민주당이 부딪히는 부분이 바로 비례대표 75석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바른미래당 지도부 관계자는 1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여전히 당 내부에서 선거제 개혁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데 반대하는 의원들도 있다”며 “당내 합의가 되지 않아 의원들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선거법은 한국당까지 포함해 합의 추진을 해야 할 사안”이라며 “합의가 안 된다면 4당 공조를 깨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심야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밤늦게까지 토론을 벌였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선거법과 다른 법안을 함께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는 데 반대하는 등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반발이 거셌다.

김관영 원내대표가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선거제 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는데도 당내 이견이 나오는 것에는 여당에 대한 불신이 작용했다. 당내 최다선(5선) 의원인 정병국 의원은 지난 12일 의원총회에서 “정부·여당이 내놓은 선거제 개편안을 보면 반쪽짜리 연동형 비례제”라며 “정부·여당의 술수에 넘어가 (선거제 개혁안을) 다른 여타 법과 연계해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일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은 현재 선거법과 함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검·경 수사권 조정법을 함께 올리자는 입장이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의원도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지금은 개혁 법안이 급해 선거제 개혁안을 패스트트랙에 함께 태운다 해도 결국 총선을 앞두고는 지역구를 28석이나 줄이는 선거법을 없던 일로 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선거제 개혁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정개특위 위원 18명 중 11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 의원을 다 합해도 10명이기 때문에 바른미래당 의원 2명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민주당과 평화당, 정의당은 일단 큰 틀의 합의는 이뤘지만 세부적으로는 의견이 갈린다. 민주당은 비례대표 75석 중 정당득표율의 절반만 의석에 반영하는 ‘준 연동형’ 모델을 도입하자는 입장이지만, 평화당과 정의당은 연동 비율을 최대한 높이자고 주장한다.

한국당은 여전히 ‘결사반대’ 입장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은 의회민주주의의 부정이자 좌파 장기집권 공고화 플랜의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15일 선거법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저지하기 위한 비상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심희정 이형민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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