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마저 “B737 맥스 운항 중단”… 캐나다도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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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마저 “B737 맥스 운항 중단”… 캐나다도 가세

트럼프 긴급명령… “형편없다” 보잉사 기체결함 사전인지한 듯

입력 2019-03-15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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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추락기와 같은 보잉737 맥스8 최신형 인기기종 항공기들이 미국 워싱턴주 렌턴 공항의 계류장에 모여있다. AP뉴시스

전 세계 항공 패권을 노리던 보잉사 여객기 737 맥스 기종의 운항이 대다수 국가에서 전면 금지됐다. 737 맥스 기종의 안전성을 자신하던 미국도 결국 운항 중단 대열에 합류했다. 이 기종에 대한 기체 결함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보잉사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737 맥스8·9의 모든 운항을 중단시키는 긴급명령을 내리겠다”며 “항공 안전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관심사”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백악관 관리들에게 737 맥스 기종을 겨냥해 “형편없다(it sucked)”고 비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미 연방항공청(FAA)도 737 맥스 기종의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동안 보잉사를 감싸던 미국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는 전 세계 60여개국의 737 맥스 기종 운항 중단에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과 함께 737 맥스 기종의 운항을 계속 유지하던 캐나다 교통 당국도 이날 “예방 차원에서 737 맥스8·9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737 맥스 기종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 중 하나다. 같은 날 일본 러시아 홍콩 터키 레바논 등도 이 기종의 운항을 금지했다.

737 맥스 기종의 기체 결함이 잇따른 추락사고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에는 더욱 힘이 실린다. FAA는 “(추락사고에 대한) 새로운 정보들은 에티오피아항공과 라이온에어 여객기 사고 간 유사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교통 당국도 “우리는 일련의 사고에서 어떠한 유사성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두 사고가 외부 요인이 아니라 737 맥스8의 자체 결함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보잉사가 기체 결함 가능성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보잉사는 지난해 10월 라이온에어 여객기 추락사고 직후 조종사들에게 기체 결함 가능성을 알리고 새로운 교육을 실시했다고 WP는 전했다. 에티오피아항공 대변인은 “인도네시아 사고 직후 보잉사는 737 맥스 기종 조종사들에게 자동실속방지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경고하고, 새로운 형태의 교육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자동실속방지시스템이란 기체가 난기류 등을 만났을 때 급강하하는 현상을 막는 장치다.

조종사들이 737 맥스 기종을 몰면서 동일한 이상 현상을 경험했다는 주장도 있다. 연방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두 명의 조종사가 737 맥스 기종의 기수 부분이 급강하하는 ‘노스다운(nose-down)’ 현상을 겪었다고 각각 보고했다. 이날 보잉의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긴급명령을 발표한 직후 3% 떨어졌고, 시가총액은 에티오피아 추락사고 이후 총 250억 달러(약 28조3600억원) 이상 증발했다.

올해부터 737 맥스8 30대를 도입할 예정인 대한항공과 4대를 도입할 계획인 티웨이항공도 14일 “안전이 완벽하게 확보되기 전까지는 맥스8 운항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5월부터 맥스8을 실제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었지만, 다른 기종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제주항공도 이날 입장을 내어 “2018년 11월 737MAX8 50대 구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며 “도입의 전제는 안전성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가 확립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민아 정건희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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