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영업자 대출 600조 돌파… ‘빚 내서 빚 갚기’ 악순환 계속

국민일보

[단독] 자영업자 대출 600조 돌파… ‘빚 내서 빚 갚기’ 악순환 계속

[자영업 위기의 속살] 규모 크고 채무불이행 가능성 커

입력 2019-04-10 04:07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는 현재 6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영업 가구는 평균 1억439만원(2018년 기준)의 빚을 안고 있다.

자영업자는 사업 명목으로 빌리는 기업 대출과 생계 명목으로 빌리는 가계 대출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자영업 부채는 가계부채보다 규모가 크고, 경기 변동에 따른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더 높다. 그래서 ‘위험한 빚’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생계가 달려 있다 보니 폐업은 쉽지 않고, 폐업을 미루기 위해 대출을 받는 자영업자들의 ‘악순환’은 계속되고 있다.

9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609조2000억원에 이른다. 2017년 말과 비교해 약 60조원 불어났다. 특히 과당경쟁으로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의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두 업종의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에 200조원을 넘어섰다. 자영업 부채는 ‘사업성 부채’를 포함하기 때문에 경기 변동에 취약하다. 동시에 가계부채 성격도 갖고 있어 최종 상환 부담은 온전히 개인에게 돌아온다. 빠르게 증가하는 자영업 부채가 한국 경제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운열(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받은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채무불이행 비율은 1.43%였다. 자영업자 1만명 중 143명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영업 부채는 정부 정책이 부추긴 측면도 있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대량 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자영업을 육성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유도했다. 민간소비 진작을 위해 신용카드 사용을 장려했는데, 이에 따라 신용카드를 통한 대출도 늘기 시작했다. 결국 자영업 부채가 담보 대출과 신용카드 대출 등을 통해 증가해온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자영업 가구당 평균 금융부채는 8351만원이다. 이 가운데 담보 대출은 6685만원, 신용 대출은 1104만원, 신용카드 대출은 73만원이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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