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V 불안… 꿈의 치료제는 어디에

국민일보

HPV 불안… 꿈의 치료제는 어디에

입력 2019-04-14 18:31
“자궁경부암은 생활습관 때문에 발병하는 병인 줄 알았어요.” 자신을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보균자라고 밝힌 김영희(가명, 24세)씨는 “섹스한 벌을 받는 기분”이라며 이같이 토로했다.

최근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대한 불안이 20대 여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HPV 감염 타입을 알아보기 위해 산부인과를 찾는가 하면, 바이러스의 활성도를 측정하는 흔치않은 검사를 받기위해 병원을 전전하기도 한다. HPV로 인한 질병 위험이 윗세대보다 높을 것이라는 불안 때문이다. 이들은 개방적인 성문화로 인해 부모세대보다 이른 성관계를 경험하고, 비교적 어린 나이에 HPV에 감염된 젊은 세대다.

주로 성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HPV는 자궁경부암, 항문암, 질암, 외음부암, 콘딜로마, 곤지름, 사마귀 등을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다. 성생활을 한다면 일생에 적어도 한 번 이상 감염될 확률이 70~90%로 높지만 마땅한 치료제는 없다. 콘돔 사용과 백신 접종으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HPV에 대한 제대로 된 성교육은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 환자들의 항변이다. 이함성 여성건강권수호협회 활동가는 “학교나 병원에서는 자궁경부암이 성병임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피임뿐만 아니라 HPV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교육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콘돔 사용률은 11%(2015년 기준)로 저조하다.

아예 ‘꿈의 치료제’를 찾아 나서는 환자도 있다. HPV를 치료하는 공인된 치료제는 없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황에서 검진결과만 기다리는 것이 불안하다는 이유다. 주민수(가명, 29)씨는 “얼마 전 26살인 동생이 자궁이형성증 2기 진단을 받아 걱정이 된다”며 “러시아에 HPV치료제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조만간 동생과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해당 치료제는 자체 임상 기준을 따르는 러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만 제한적으로 판매된다.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이라고 했다.

HPV 감염자의 90%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2년 이내에 자연 치유된다. 다만, 100여종이 넘는 HPV 중 백신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바이러스는 9가지에 그친다. 일부 고위험 바이러스에 감염된 10%가량은 자궁경부암 등 위험이 높다. 이은실 순천향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HPV 감염자의 90%는 자연치유가 된다. 또 나머지 10% 고위험 환자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기검진을 통해 세포이상단계에서 암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미옥 쿠키뉴스 기자 romeok@kukinews.com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