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시술 지원 3배 늘었지만 사각지대는 여전… 속타는 여성들

국민일보

난임시술 지원 3배 늘었지만 사각지대는 여전… 속타는 여성들

입력 2019-04-14 17:48
일러스트=이희정 쿠키뉴스 디자이너

난임 치료 시술에 대한 정부 지원이 대폭 늘어났다. 지원 대상의 연령 제한이 폐지됐고 예산도 3배 이상 늘었다. 지난 2017년 건강보험 급여화 이후 정책은 개선을 거듭해왔지만, 정부의 보살핌에서 비껴난 난임 가정은 아직 존재한다.

우리나라의 난임진단자는 22만명을 상회한다. 2017년 9월15일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만 44세 이하 난임 부부의 난임 치료 시술·체외수정·인공수정 등에 대한 건보 적용을 결정했다. 그러나 난임 여성들은 연령 및 지원 횟수의 제한을 문제 삼으며 반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시행을 사흘 앞 둔 9월28일 복지부는 “나이가 많을수록 임신 확률 및 출생률이 급감하고 유산율이 증가하는 등 의학적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다”며, 연령 제한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또 체외수정 7회와 인공수정 3회는 해외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여론은 더욱 악화됐고, 국회도 나섰다.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양승조·기동민·남인순·김상훈 의원 등은 정책 사각지대를 해소하라고 지적했다. 결국 복지부는 정책 시행 두 달 만인 12월12일 건강보험 적용 전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 사업’에서 횟수를 소진해 건보 적용이 제한된 난임 부부에 대해 보장횟수를 1~2회 추가 적용과 난자채취 과정에서 공난포가 나온 경우에는 횟수를 차감하지 않도록 한 개선책을 발표했지만, 연령 제한은 유지됐다.

올해 들어 난임 정책은 상당한 변화를 맞는다. 1월7일 지원 대상도 2인 가구 기준 소득 180%(512만원) 이하까지 확대됐다. 지원횟수도 신선배아 4회, 동결배아 3회, 인공수정 3회까지 건보와 연동된 횟수만큼 지원이 늘어났다. 그리고 지난 3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는 난임 지원의 연령제한 폐지가 결정됐다. 건강보험 적용 횟수도 신선배아 7회, 동결배아 5회, 인공수정 5회로 더 늘어났다. 아울러 사실혼 부부도 정부의 난임 지원도 가능해졌다.

2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수차례 정책 개선이 이뤄진 것은 이례적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난임 여성들의 열성적인 개선 요구 때문이었다. 현재도 이들은 정부의 폭넓은 보살핌을 계속 촉구하고 있다. 한 난임 여성은 “아동수당, 보육비지원 등 정부 정책 상당수는 자녀가 있는 가정에 집중돼 있다”며 “회사의 눈치를 보면서 휴가를 내고 난임 병원에 가거나 화장실에서 ‘주사’를 놓는 예비엄마가 우리 주변에는 아직 너무 많다”고 말했다. 유방암을 앓고 있다는 또 다른 여성은 “암 진단은 곧 난임 진단과 다름없다”며 “암환자는 임신 사각지대에 놓여있지만, 복지부·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련 기관들은 난임 진단 없이는 건보 적용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고 울화통을 터뜨렸다. 정책은 바뀌었지만, 미출산 암환자가 사실상 난임진단자가 되는 것이나, 난임을 여성이 감당해야할 몫으로 치부되는 사회 분위기가 존재하는 한 난임 정책의 사각지대는 항상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난임 여성들은 입을 모았다.

김양균 쿠키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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