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령 자영업자 대책, “임금피크 고용연장…, 회사에 머물게 할 것”

국민일보

중고령 자영업자 대책, “임금피크 고용연장…, 회사에 머물게 할 것”

[자영업 위기의 속살] ③·끝 자영업 사각지대의 해법

입력 2019-04-12 04:02

중고령 퇴직자의 자영업 진출은 ‘새로운 기회’인 동시에 ‘위험한 도전’이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시작한 창업은 폐업으로 이어지는 일이 잦다. 만 45~64세 자영업자는 같은 연령대 상용직 근로자에 비해 총소득이 19.9~30.2% 낮다. 이에 따라 중고령 자영업 대책은 이들을 최대한 오랜 시간 ‘임금노동 영역’에 머물게 할 수 있는 방안부터 연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안정된 직장에서 자영업 시장으로 내몰리는 시기를 늦추자는 것이다. 이후 전문성 확보를 위한 교육,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안전망도 구축해야 한다.

11일 한국노동연구원 이승렬 선임연구위원과 손연정 부연구위원의 ‘중고령 자영업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45~64세 중고령층 자영업자의 1998~2016년 연평균 균등화 가구소득(총소득을 가구원 수로 나눈 소득)은 2000만원 초중반대에 그친다. 반면 중고령 상용직 근로자의 연평균 소득은 3185만원이다. 중고령 자영업자는 임금근로자보다 상대적으로 ‘장시간 노동·저소득’에 시달리고 있다.

때문에 중고령 자영업자 대책의 첫걸음은 ‘고용 유지’다. 이들이 ‘임금노동 영역’에서 밀려나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다. 중고령층이 창업에서 실패할 확률이 높은 만큼 조금 더 안정적인 임금노동 영역에 머물 기회를 주자는 뜻이다. 고용 연장과 임금피크제에 대한 정부 지원, 신중년 적합직무에 고용장려금을 주는 정책 등 기존에 시행하는 제도의 실효성부터 확보할 필요가 있다. 손 부연구위원은 “중고령층을 임금노동 영역에 계속 머무르도록 하는 정책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금노동 영역에서 나온 이후에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기술과 자본 없이 자영업 시장에 뛰어드는 중고령층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고용 유지’ 다음 정책으로 ‘교육’과 ‘사회안전망 구축’이 꼽히는 이유다. 현재 정부는 중고령층을 대상으로 컨설팅, 자금지원, 교육 훈련 등을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각 정책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중고령 자영업자는 다른 연령대보다 실패를 만회하기 쉽지 않다. 사회안전망 강화도 중요한 숙제다. 자영업자는 직장에 소속된 ‘임금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사회보험(고용보험, 산재보험)의 우산’ 아래 서기 힘들다. 정부는 자영업자도 원할 경우 고용보험에 가입해 폐업 시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지난해 6월 기준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유지자는 1만7922명으로 전체의 0.3%에 불과하다. 자영업자의 뜻에 따라 가입이 가능한 산재보험 가입자 수도 2017년 말 기준 2만1692명에 그친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자영업자는 ‘자기고용노동자’로 소비자 등에 고용된 사람들은 아니지만, 이들이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을 국가가 분산시켜줄 필요가 있다”며 “사회보험체계의 근본적 재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국가에서는 자영업자에게 맞는 사회보장제도 구축 방안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

세종=전슬기 정현수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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