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산불 악몽 생생한데… 풍등 3000개 날리기 괜찮을까

국민일보

강원산불 악몽 생생한데… 풍등 3000개 날리기 괜찮을까

대구시, 27일 소원 풍등 행사 예정… 시민단체 “밤 시간 강풍에 화재 우려”

입력 2019-04-15 19:16
  • 국민일보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풍등 날리기 행사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시의 풍등 날리기 행사 개최를 놓고 화재 위험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에 최근 강원도 산불 등 크고 작은 화재가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풍등이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5일 대구시에 따르면 오는 27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야구장에서 시와 불교단체가 ‘소원 풍등날리기’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 당일 오후 8시10분부터 풍등 3000여개를 띄울 예정이다. 이 행사는 2014년부터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대구시 등이 가이드라인을 통해 풍등의 크기와 연료 연소 시간 등을 권장하고 있는데 풍등 안에 사용되는 고체 연료는 10분 이상 타지 않도록 하고 있다. 10분 정도 연료가 연소됐을 때 풍등이 날아가는 최대 거리는 4.2㎞ 정도며 보통 3㎞ 이내에 떨어진다고 시는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건조한 날씨와 강풍 때문에 발생한 강원도 산불이나 지난해 10월 날아간 풍등 때문에 발생한 고양저유소 화재 등 기상 조건에 따라 작은 불씨가 큰 피해를 내는 경우가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안실련)은 성명을 통해 풍등 날리기가 화재 위험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안전대책이 담보된 상태에서 행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밤 시간에 불붙인 풍등 수천개가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공단지역과 주택지역, 시장, 가스·위험물저장소, 야산 등으로 떨어질 경우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실련 관계자는 “대구시가 화재 발생 위험을 모를 리 없는데 행사 후원과 허가를 내준 것은 안전을 무시하는 관행”이라며 “대구시의 대책도 부실해 축제 일정을 연기해서라도 완벽한 안전대책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는 예정된 행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화재 위험을 낮추기 위해 점검과 단속을 철저히 한다는 방침도 세웠다고 밝혔다. 시와 소방당국은 행사장 지표면(1m 상공)의 순간 풍속이 초속 2m 이하일 때 풍등 날리기를 권장하는 등의 가이드라인을 홍보하고 풍등 외피는 불에 타지 않는 방염 재료를 사용하도록 했다. 또 행사장에서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3~5㎞ 이내에 소방인력과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행사 공식 풍등이 아닌 불에 타기 쉬운 사제 풍등을 단속하기로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달 말 정도 되면 산불 위험이 줄어드는 시기로 행사 전까지 비가 1~2차례 내리면 화재 위험을 더 많이 낮출 수 있다”며 “하지만 기상은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소방·안전 장비와 인력을 대폭 확충했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