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텃밭에 불법이민자 몰아넣을 것”… 트럼프식 리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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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텃밭에 불법이민자 몰아넣을 것”… 트럼프식 리벤지?

LA·뉴욕 등에 집단 이송 검토… 장벽 제동 건 야당에 보복 노려

입력 2019-04-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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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가운데) 미국 국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쿠쿠타의 난민수용소에서 아기를 안은 베네수엘라 여성과 악수하고 있다. 쿠쿠타는 국제사회가 베네수엘라로 보내는 구호품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폼페이오 장관은 구호품 수령을 거부하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향해 이를 받을 것을 촉구했다. AP뉴시스

미국으로 들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을 일명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로 내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을 두고 미 정계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건설을 강하게 반대했던 민주당에 보복하는 차원에서 피난처 도시이면서 민주당 텃밭인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LA), 뉴욕 등에 불법 이민자들을 이송하겠다는 입장이다. 2020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불법 이민 문제를 또다시 부각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미국은 체포된 불법 이민자들을 피난처 도시로 이송할 법적 권한을 확실히 갖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이 최고 수준으로 돌봐지길 바란다. 특히 형편없는 운영 능력과 높은 세금으로 유명한 캘리포니아에 의해”라고 적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피난처 도시 관련 계획이 행정부 차원에서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1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피난처 도시란 미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에 대항해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이민자 구금 요청을 거부하고 불법 체류자 단속에 협조하지 않는 지역을 뜻한다. 지난해 기준 500여개의 주와 도시가 피난처 도시로 설정돼 있다. 이 명칭은 1980년대 미국 교회들이 가난과 폭력을 피해온 중앙아메리카 출신 이민자들에게 숙소를 제공한 역사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민주당 우세지역이 피난처 도시에 속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년 넘게 불법 이민자들을 피난처 도시에 몰아넣는 방침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이 계획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2월 백악관 요청으로 국토안보부(DHS) 등에서 두 차례 검토됐었다”고 전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6개월 동안 불법 이민자들을 피난처 도시에 보내는 방안을 추진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보도 내용은 사실”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방침을 밀어붙이는 이유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에 제동을 건 민주당에 정치적 보복을 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피난처 도시인 캘리포니아는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 보고서 편집본 공개가 임박한 만큼 여론의 관심을 불법 이민 문제로 돌려 재선 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제럴드 내들러 민주당 하원 법사위원장은 “이민자들을 정적과의 싸움에서 볼모로 이용하면 안 된다”며 “대통령 권한을 오용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벤 카딘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들을 정치적 체스 게임의 졸(卒)로 전락시켰다”며 “이러한 조치에 쓰일 예산은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강경한 이민정책을 관장하고 있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 고문을 의회로 불러 이번 계획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증언하도록 할 예정이다.

다만 불법 이민자들을 피난처 도시로 보내는 방안은 실제로 시행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AP통신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예산을 잘못 사용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 탓에 DHS가 두 번이나 거부한 방침”이라고 지적했다. 샌더스 대변인도 이 방침에 대해 “(불법 이민에 대한) 이상적인 해결책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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