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그린자켓→추락→귀환, 세계를 흔든 우즈 ‘위대한 복귀’

국민일보

최연소 그린자켓→추락→귀환, 세계를 흔든 우즈 ‘위대한 복귀’

트럼프 “위대한 남자의 환상적인 인생 복귀”

입력 2019-04-1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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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명예 모든 것을 가졌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잇단 성추문과 부상으로 나락으로 떨어졌다가 극적으로 부활했다. 1997년 첫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닉 팔도의 도움으로 그린재킷을 입은 우즈(아래 왼쪽)는 2000년대 후반 이후 영광의 뒤안길에서 방황했다. 2017년 5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약물에 취한 채 자신의 승용차 운전석에서 잠들었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아래 오른쪽). 하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가슴에 새긴 뒤 절치부심한 우즈는 결국 15일(한국시간)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우승, 그린재킷을 14년 만에 다시 입게 됐다. AP뉴시스

잇단 성추문과 허리 부상. 모두가 이제 끝났다고 했다. 더 이상 ‘골프황제’의 모습은 볼 수 없다고 장담하는 사람들까지 나왔다.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타이거 우즈(44·미국)가 부활에 성공했다.

우즈의 시작은 화려했다. 우즈는 1997년 22세의 나이에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역대 최연소로 황제 대관식을 열었다. 281주(2005년 6월 12일~2010년 10월 30일) 연속 최장기간 세계랭킹 1위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는 신화다. 우즈로 인해 전 세계 골프 열풍이 불었고, 골프 시장도 크게 성장했다.

그런데 2009년 11월 성추문이 불거지면서 우즈는 만신창이가 됐다. 불륜을 맺었던 여성들이 줄줄이 나오면서 한순간에 ‘성도착증 환자’가 됐다. 몸도 말썽이었다. 2008년 US오픈 우승 이후 무릎 수술을 받았던 우즈는 2014년 허리 수술을 받았다. 계속 허리 부상이 재발하자 2015년과 2016년, 2017년 등 총 네 번이나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2017년 5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치료용 약물에 취한 채 자신의 승용차 운전석에서 잠들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이 공개한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사진)에는 ‘골프황제’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멍한 눈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초췌한 중년 남성의 모습만 남아 있었다. 그해 11월에는 세계랭킹이 1199위까지 떨어졌다. 우즈는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아픈 몸을 추스르고 대회에 출전했지만 이번에는 그린 주위에서 뒤땅을 치는 칩샷 입스에 시달렸다. 지난해 초 정식 복귀전을 앞두고도 전문가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골프 해설가 브랜델 챔블리는 “기적을 기대하지 말라”고까지 했다.

하지만 그해 9월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건재함을 알렸고, 마침내 세계최고 권위의 대회인 마스터스에서 ‘골프황제’의 부활을 알렸다.

우즈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2005년 이후 14년 만에 마스터스 ‘그린재킷’을 입은 우즈는 2008년 US오픈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대회를 제패했다. 또한 81번째 PGA 투어 우승을 차지해 샘 스니드(미국)의 최다승(82승) 기록에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마스터스에서도 우즈는 잭 니클라우스(당시 46세)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고령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우즈가 갖은 성추문과 부상에서 극적으로 재기한 것은 지난 과오에 대한 참회와 가족의 힘 때문이다. 우즈는 성추문이 불거지고 난 이듬해인 2010년 초 미국 미시시피주 해티스버그의 한 정신 클리닉에서 6주나 합숙 치료를 받았다. 그때 그는 “돈과 명예가 항상 따랐다.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다. 정말 내가 어리석었다”고 참회했다.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은 우즈는 아이들의 등교를 책임질 정도로 가정적인 사람으로 돌변했다.

실제 우즈는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딸 샘 알렉시스, 아들 찰리 악셀, 어머니와 감격적인 포옹을 했다. 97년 마스터스에서 아버지의 품에 안겨 한없이 눈물을 흘리던 철없던 젊은이는 중년이 돼 아들을 끌어안고 흐느꼈다. 우즈는 경기 후 “처음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97년에는 아버지와 함께였는데 지금은 내가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고 했다. 또 “여기에 와서 아버지가 우승하는 것을 지켜보는 아이를 가진 게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골프황제’의 드라마같은 복귀에 세계 유명인사들도 환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즈에게 축하를 보낸다. 진정으로 위대한 챔피언”이라며 “진짜 위대한 남자의 환상적인 인생 복귀”라고 찬사를 보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모든 부침을 겪은 뒤 돌아와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탁월함과 투지, 결정력의 증거”라고 치켜세웠다.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귀”라고 경의를 표했다.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도 “말 그대로 울었다. 백만 번 축하한다”고 감격했다. 우즈가 자신의 우상이라고 했던 ‘골프여왕’ 박성현은 “그 누구보다 멋지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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