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잇따르는 정신질환 묻지마 범죄… 대책은 있나

국민일보

[사설] 잇따르는 정신질환 묻지마 범죄… 대책은 있나

입력 2019-04-18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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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의 아파트에서 정신질환자가 주민들을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이웃 주민들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폭행과 난동 등 이상행동을 해왔지만 경찰이나 보건 당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상습적으로 위협을 받아오다 출입문 앞에 따로 CCTV까지 설치한 가정도 있다. CCTV에는 다급하게 도망쳐 집으로 들어가는 여학생을 쫓아와 초인종을 여러 차례 누른 뒤 복도 끝에 숨어 기다리고 출입문에 오물을 뿌리는 장면 등이 녹화돼 있다. 40대 초반인 범인은 건장하고 날렵한 편이어서 주민들의 공포가 컸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은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냥 돌아가는가 하면, 지역 보건 당국도 범인에 대한 치료나 상담을 한 적이 없어 대처가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범인은 주민들이 곤히 잠든 새벽에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비상벨을 누른 뒤 양손에 흉기를 들고 주민들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범행을 저질렀다. 12세 소녀를 비롯해 5명이 숨지고 13명이 크게 다쳤다. 일가족 4명이 숨지거나 다친 가정도 있다.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경기도 수원에서 정신질환자가 아버지와 누나를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서울 강북성심병원 정신의학과 의사가 진료중이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기도 했다. 정신질환 환자 수는 2013년 139만4669명, 2014년 140만7372명, 2015년 146만1251명, 2016년 156만9399명, 2017년 166만5406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정신질환 범죄도 2014년 6265건에서 2017년에는 44% 증가한 9027건으로 늘었다. 정신질환자 범죄 가운데 강력범죄 비중은 9.71%로 비정신질환자 강력범죄 1.46%보다 훨씬 많다.

정신질환자의 인권과 사회 복귀를 중시하되 시민들의 안전도 고려해야 한다. 정신질환은 선천적 요인뿐만 아니라 취업난과 생활고, 스트레스 등 사회 구조적인 요인도 많다. 정신질환 문제를 개인이나 가족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정부와 지자체가 치료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OECD 국가 평균의 3분의 1 수준인 정신보건 예산과 인력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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