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차 남북정상회담, 北의 빠른 호응을 촉구한다

국민일보

[사설] 4차 남북정상회담, 北의 빠른 호응을 촉구한다

입력 2019-04-19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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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기 권력을 재편한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움직임이 우려스럽다. 평화와 대화에 무게를 두기보다 과거의 대결 구도로 회귀하는 듯해서다. 김 위원장은 지난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제재 문제 따위에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데 이어 17일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 참관 후엔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어 내는 무기가 없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공군부대를 시찰했다.

김 위원장의 잇단 군사 행보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내부 불안감을 해소하는 동시에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노림수다. 파국을 뜻하는 핵실험이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시험 같은 고강도 군사 행위를 한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이 바라는 답을 내놓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과거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시위다. 대화를 하려면 미국이 먼저 움직이라는 메시지다.

북한은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국제사회의 제재망을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 조만간 열릴 것으로 알려진 북·러 정상회담의 목적도 제재 우회로를 확보하는 데 있다.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대북제재 대열에서 이탈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국제무대에서 사사건건 미국과 대립, 충돌하고 있는 러시아이기에 묵시적 후원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런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스티브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급히 러시아에 간 게 아니겠나.

국제사회의 제재망은 촘촘하게 유지돼야 한다. 개성공단 재가동 및 금강산 관광 재개도 중요하나 정부의 대북 및 외교 정책 무게추는 북한이 확실한 비핵화 조치를 취할 때까지 제재 유지에 맞춰져야 한다. ‘우리민족끼리’를 앞세워 한·미 공조의 틈을 벌리려는 북한 장단에 맞장구를 쳐서는 안 된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문 대통령의 제4차 남북 정상회담 제의에 대해 여태 가타부타 대답이 없다. 회담할 용의가 있다면 대북 특사가 벌써 올라갔어야 했다. 김 위원장이 진정 북·미 대화 재개를 바란다면 4차 남북 정상회담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시간을 끌어봐야 현재의 교착상태가 그만큼 길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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