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치 정국 끝내고 국회 정상화해야

국민일보

[사설] 대치 정국 끝내고 국회 정상화해야

입력 2019-04-22 04:01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강행이 한국당 장외집회 빌미로 작용…
민생법안 처리 미루면 여야 모두 비판 받을 것


문재인 대통령이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을 강행하고 자유한국당은 광화문에서 장외투쟁을 했다. 야당의 강경 대응은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이 전자결재로 이 재판관을 임명하면서 예고된 것이다. 이번 임명 강행으로 문재인정부 2년 만에 국회 보고서 채택없이 임명된 인사청문 대상자는 15명이 됐다.

이 재판관이 단순히 재산이 많다는 이유로 임명을 반대하는 여론이 많았던 게 아니다. 35억원의 주식 중 절반 가량이 특정업체 주식이다. 이 재판관은 일부 업체와 관련된 재판을 담당하고 해당 업체의 주식을 보유하기도 했다. 법관은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에 한해 본인·배우자·직계가족 등의 보유 주식이 총 3000만원을 초과하면 매각 또는 백지신탁하도록 돼 있다. 이 재판관의 경우 그동안 지방법원 부장판사였기 때문에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적법성 여부를 떠나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헌법재판관이란 자리는 어느 공직자들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청렴성을 요구받는 자리다. 만에 하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불법 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즉시 사퇴하는 것은 물론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한국당의 주말 장외투쟁은 예고된 것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평일이 아닌 주말에 단발성으로 벌인 집회 수준에 그쳐야 한다. 지금은 국회에 쌓여있는 중요한 법안들이 처리가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1월과 2월에 국회는 본회의 한번 열지 않았다. 3월 빈손 국회에 이어 4월에는 의사일정도 잡지 못하고 파행과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관련한 선거개혁 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이 묶여 있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결정체계 개편을 위한 최저임금법 개정안, 미세먼지 관련 법안, 강원 산불과 포항 지진 관련 추가경정예산,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등 서둘러 처리해야 할 법안이 많다.

국민은 이 재판관 임명 강행을 잘못된 인사로 보고 있다. 동시에 한국당이 이를 빌미로 국회에서 할 일을 하지 않고 장외투쟁을 계속한다면 역시 반대할 것이다. 한국당은 이 재판관 등을 부패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놓은 상태다. 이제 의혹 규명은 검찰수사에 맡기고 국회를 정상화해 민생 법안을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외투쟁이 무분별한 정치공세나 정략에 따른 국정 발목잡기로 비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응당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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