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저하고’ 경제 전망 너무 낙관적 아닌가

국민일보

[사설] ‘상저하고’ 경제 전망 너무 낙관적 아닌가

입력 2019-04-22 04:02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단어 중 하나가 ‘상저하고(上低下高)’다. 수출과 설비투자 등이 하반기 이후 점차 회복돼 경기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좋아지리라는 것이다. 수출 증가율은 상반기 1.4%에서 하반기 3.9%로 뛰고 설비투자는 -5.3%에서 6.4%로 급반전한다고 봤다. 한은은 수출과 설비투자 등이 회복되는 근거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악화하지 않고 국제 반도체 수요가 하반기에 회복될 것 등을 들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 경제가 완만하거나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산업계는 이에 회의적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타결되더라도 ‘봉합’ 수준일 것이고 기술패권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은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미 미·중 무역 전쟁의 불길이 잡히기도 전에 미·유럽연합(EU) 간 관세 보복전으로 전이될 조짐이다. 주요국의 통화 완화와 재정 확장으로 세계 경제가 내림세를 멈추더라도 이것이 회복세로 이어질지 매우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많다.

LG경제연구원이 21일 내놓은 수정 경제전망이 더욱 현실적으로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연구원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3%로 0.2% 포인트 내렸다. 성장률이 2%대 초반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기업들의 IT 투자가 둔화하는 가운데 클라우드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도 일단락되면서 반도체 경기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봤다. 하반기엔 반도체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본 한은과 대조된다.

국내적으로는 출산율 저하로 소비인구 감소의 영향이 뚜렷해지며, 부동산 규제와 주택공급 과잉으로 건설투자 감소세가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이미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 경제성장률을 2.1%로까지 낮췄다.

한은은 지난 1년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차례나 내렸다. 한은 전망이 ‘낙관 편향’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번 전망에 대해서도 ‘또 내릴 텐데 뭘…’하는 냉소적인 반응이 적지 않다. 낙관 편향의 이유가 경제활력을 좀먹는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의 위험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한은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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