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창문이 많은 이유는 세상과 통해야 하기 때문이죠”

국민일보

“교회 창문이 많은 이유는 세상과 통해야 하기 때문이죠”

13년 만에 중형교회 일으킨 박명일 제주국제순복음교회 목사

입력 2019-04-2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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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일 제주국제순복음교회 목사가 지난 16일 한라산이 보이는 제주도 서귀포 교회 앞에서 제주선교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맨손으로 교회를 개척해 번듯한 예배당을 헌당한 뒤 9917㎡(3000평)가 넘는 땅을 확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신도시가 아닌 제주도라면 더욱 그렇다. 하나님의 특별한 인도하심과 목회자의 열정·영성·리더십, 성도들의 헌신이 있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다.

박명일(64) 제주국제순복음교회 목사는 1990년 1월 165㎡(50평) 상가를 빌려 목회를 시작했다. 3년 만에 교회건물을 확보하고 13년 만에 서귀포 중간산서로에 예술작품 같은 현재의 교회를 세웠다.

강대상 뒤에는 대형 유리창이 설치돼 한라산의 절경을 볼 수 있다.

서귀포시의 교회에서 지난 16일 만난 박 목사는 강대상 뒤 대형 유리창으로 한라산이 훤히 보이는 예배당에서 ‘육지 사람’인 자신이 제주 땅에서 뿌리 박고 펼쳐 온 목회철학을 풀어냈다.

“교회에 창문이 많은 이유가 뭔지 아세요? 세상과 교회는 서로 통해야 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어요. 강단 뒤로 한라산 설경이 보이고 창밖 십자가에 꿩이 앉기도 합니다. 성도들은 예배시간 자연 속에서 하나님을 경험하죠.”

그는 원래 의료선교사를 꿈꾸던 물리치료사였다. 신구대 물리치료학과를 졸업하고 동수원병원에서 일했다. 순복음신학교를 졸업하고 아프리카 케냐 의료선교사를 꿈꾸던 그가 목회사명을 받은 것은 34세 때다.

박 목사는 “하나님은 해외 선교사를 꿈꾸던 제게 ‘아프리카가 선교지이듯 제주도도 복음의 불모지’라는 음성을 주셨다”면서 “29년 전 복음을 위해 보내심을 받고 처음 한 일이 귀신을 내쫓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젊은 순복음 전도사가 제주 부임 후 2일 만에 한 것은 귀신들린 술주정뱅이를 기도로 치유하는 것이었다. 예수 이름으로 귀신을 내쫓으니 귀신들린 사람이 줄을 섰다. 마을마다 최소 1명씩 치유를 체험하니 전도가 술술 풀렸다.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몰리면서 3년 만에 연건평 429㎡(130평)짜리 예배당을 마련했다.

배타심이 강하고 우상 문화가 강한 제주도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박 목사는 “서울 출신인 제가 제주도 성도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은 30년 가까이 ‘이웃’으로 살았고, 지금도 여전히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보통 제주도에 정착하고 3~5년, 10년이 지나면 고비가 온다”면서 “이 고비를 극복해야 한다. 신앙은 살아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복음을 위해서 견뎌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제주도 목회자뿐만 아니라 개척교회 목회자, 오지에서 활동하는 선교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이라고 귀띔했다.

그의 목회 1기는 귀신을 쫓고 병을 고치는 ‘능력 전도’에 있었다. 교회는 매년 3차례 ‘전인적 치유수양회’(현 회복캠프)를 개최하고 새신자에게 복음을 제시하며 성령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교회는 46회째 이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2003년 새 예배당 입당 후 2기 목회는 선교역량을 집중하며 이웃을 돌보고 다음세대를 키우는 평신도 제자훈련으로 발전했다. 교회는 2004년 ‘비전지역아동센터’를 건립해 40여명의 저소득층 아동을 돌보고 있다. 2009년부터는 자체 선교대회를 개최하고 파송선교사를 초청해 선교의 동기부여를 한다. 교회에서 평신도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회복캠프(1일)-새가족 양육(12주)-세계선교제자대학(12주)’을 거쳐야 한다.

청소년 야영장처럼 만든 교회 뒷마당.

지역에서 명소로 손꼽히는 교회건물도 박 목사의 2기 목회철학을 담고 있다. 박 목사는 “건축물은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반영하게 돼 있다”면서 “교회는 정형화된 모습에 그치지 않고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 건물도 ‘제주도를 대표할만한 아름다운 교회를 짓는다’는 목표를 갖고 지었다”고 했다. 교회는 관광객이 찾고 방송프로그램 촬영지로 등장하는 명소가 됐다. 널찍한 교회 뒷마당엔 트램펄린과 등반 놀이터, 집와이어 등을 설치해 청소년 야영장처럼 꾸며놨다.

그의 3기 목회는 훈련된 평신도들과 교계 연합을 도모하고 세계선교에 나서는 ‘연합 및 선교사역’이다. 박 목사는 2017년 CTS제주방송 부이사장을 맡고 지난해 제주성시화운동 대표회장이 됐다. 지난해 한국대학생선교회(CCC)와 제주 교계가 함께한 ‘엑스플로 2018 제주선교대회’에서 기도위원장을 맡았다.

박 목사는 “1995년 20일 금식기도를 할 때 하나님께서 ‘제주 10만 전도, 세계 100만 선교’의 꿈을 주셨다”면서 “현재 6만7000여명의 성도가 있는데, 제주지역 500개 교회를 섬기며 10만 성도의 꿈을 위해 뛰겠다”고 말했다. 그는 “무비자 지역의 장점을 활용해 매년 중국의 교회지도자들이 제주에 들어온다”며 “그들에게 목회노하우를 전수하며 세계 100만 선교의 꿈을 위해 달려가고 있다”고 했다.

박 목사의 비전은 제주도 예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을 위해 중보기도하고 뜨겁게 찬양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3000여평의 주차장은 그런 용도로 남겨놨다. 400여명의 성도들과 함께 말이다.

제주=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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