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거법 패스트트랙 올려도 한국당과 합의 노력해야

국민일보

[사설] 선거법 패스트트랙 올려도 한국당과 합의 노력해야

입력 2019-04-23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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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22일 선거제도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으로 처리하는 방안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 4당은 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판사와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에 대해서만 기소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각 당은 내부 추인을 거쳐 오는 25일까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관련 법안에 대한 패스트트랙 지정을 완료키로 했다.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은 최장 330일 내에 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돼 단순다수결로 처리되기 때문에 본회의를 통과하면 내년 4월 총선은 개정 선거법이 적용된다.

선거제 개혁은 정치권이나 정치학자들 사이에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승자독식형인 소선거구 중심의 현행 선거제는 당 득표율과 의석수 간 괴리가 커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사표가 많아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4당은 지역구를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는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되 득표율을 50%만 연동시키는 방식에 합의했다. 100% 연동형은 아니지만, 민심 반영도가 높아져 지역 기반에 기대 기득권을 누려온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 지형이 바뀌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선거제는 모든 정당의 합의로 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제1야당인 한국당과 합의하지 못한 것은 논란의 소지가 크고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합의를 ‘의회 쿠데타’라고 비난하며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하지만 선거제 개혁은 불합리한 제도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는 점에서 무조건 반대가 능사는 아니다. 한국당도 선거제 개혁에 진정성을 갖고 동참해야 한다. 4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후에도 한국당까지 포함한 여야 5당 간 합의 처리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한 약속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선거법과 연계된 공수처 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기우다. 공수처는 비대한 검찰을 견제하고 고위 공직자들의 범죄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기 위한 기구다. 공수처장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할 장치에 여야가 합의한 만큼 반대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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