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란 원유 수입 금지… 세계 경제 불확실성 또 커졌다

국민일보

[사설] 이란 원유 수입 금지… 세계 경제 불확실성 또 커졌다

입력 2019-04-24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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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또 추가됐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다. 백악관은 22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중국, 인도 등 8개국에 대한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 예외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장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등의 가격이 3% 급등했다. 그렇지 않아도 베네수엘라 정정 불안, 리비아 내전 재발 등으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원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참이었는데, 불을 붙인 셈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가 원유 공급을 늘릴 것이라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를 따르고 있는 사우디 등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호응할지 미지수다. 사우디는 이란산 원유수입 예외조치 폐지 이후 시장 영향을 보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치의 목적은 이란의 돈줄을 끊어 이란이 미국과 새로운 핵 폐기 협정에 서명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정학적 불안 가능성이다. 정부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유 수출길이 막히는 이란이 그냥 있을 리 없다. 실제 이란은 미국의 조치 발표 직후 아시아로 가는 원유 물동량의 5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다. 압도적인 미 해군력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지만 이란이 해킹 등으로 사우디의 원유 생산 시스템을 교란하는 등 어떤 형태로든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원유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조그만 지정학적 불안이나 외부 충격도 고유가 공포를 확산시킬 수 있다.

중국의 반발도 불안을 더한다. 이란산 원유를 매일 50만 배럴가량 수입하는 중국은 이번 조치의 최대 피해자다. 막바지에 이른 미·중 무역갈등에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번 조치로 유가가 치솟는 등 파장이 커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기는 하지만 고유가는 한국 경제에 큰 주름살을 지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정부는 경상수지 흑자 폭 감소, 기업 채산성 악화 등 고유가의 부작용을 염두에 두고 이번 조치의 영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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