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부활절을 특별하게 섬기니 특별한 은혜가…

국민일보

[현장] 부활절을 특별하게 섬기니 특별한 은혜가…

장신대 ‘지역과 함께하는 기쁨의 50일’… 대구 정동교회의 ‘거꾸로 헌금’

입력 2019-04-2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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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인류 구원을 향한 하나님의 징표다. 그 징표를 가슴에 새기고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로 살아가는 이들은 부활의 신앙을 말로만 전하지 않는다. 십자가의 사랑을 삶에서 나눔으로 드러내며 그리스도의 향기를 이웃에게 전한다.

장로회신학대 학생들이 23일 서울 광진구 학교 예배실에서 ‘지역과 함께하는 기쁨의 50일’ 선포식에 참여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23일 서울 광진구 장로회신학대(총장 임성빈)는 학생들과 지역주민들로 북적였다. 주민들은 아침 일찍부터 임성빈 총장을 찾아와 지역사회 필요를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어느 아파트에 살고 어느 교회에 출석한다며 광진구 이웃임을 공유했다. 학생들은 한경직기념예배당에서 열릴 ‘지역과 함께하는 기쁨의 50일’ 선포식을 준비하며 “할렐루야”를 외쳤다.

장신대는 부활절(21일)부터 성령강림절(6월 9일)까지인 50일을 ‘기쁨의 50일’로 삼았다. 이 기간 지역사회와 부활의 기쁨을 함께하기 위해 부활절 헌금을 지역사회와 나누고 헌혈을 하며 찬양 콘서트도 연다. 지역사회 상권을 살리기 위한 상품권도 학생들에게 배부한다.

지역 주민들은 예배당 앞자리에 앉아 학생들의 찬양을 감상했다. “할렐루야”라는 외침을 들으며 어깨를 들썩이는 할머니도 있었다. 이상학(새문안교회) 목사는 ‘교회가 시작되게 한 능력 부활’을 제목으로 설교했다. 임 총장이 ‘멈출 수 없네’ 찬양에 맞춰 학생들과 함께 워십댄스를 추자 예배당 가득 환호가 쏟아졌다.

지역사회 감사헌금을 전달받은 홍선옥 광장동주민센터 동장은 “장신대가 지역 주민을 위해 주차장을 개방하고 부활절 헌금도 나눠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광장동과 대학이 교류하고 협력하는 일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 총장은 “지난해 처음 기쁨의 50일 선포식을 열며 87세 할머니가 평생 가장 행복한 날이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부활의 기쁨과 생명력을 이웃과 함께 나누며 부활의 문화가 이 땅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정동교회 성도들이 지난 21일 부활절 예배 중 헌금바구니에서 ‘거꾸로 헌금’을 꺼내고 있는 모습. 정동교회 제공

지난 21일 부활주일 예배가 진행되던 대구 수성구 정동교회(권오진 목사) 예배당에선 헌금 봉헌시간이 되자 이상한 상황이 연출됐다. 장의자에 나란히 앉은 성도들을 따라 헌금바구니가 돌았지만 이 바구니에 헌금을 넣는 성도는 아무도 없었다. 대신 저마다 바구니에 들어 있던 헌금봉투를 하나씩 가져갔다. 성도들의 손에 쥐어진 봉투에는 ‘하나님은 성도님을 신뢰하십니다(God trusts you)’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올해로 7년째인 ‘거꾸로 헌금’ 시간, 매년 부활절에 펼쳐지는 이 교회의 특별한 풍경이다.

권오진 목사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물질을 헌금하는 것만큼 물질을 바르게 쓰는 것도 중요한 훈련”이라며 “거꾸로 헌금은 성경적 재정원리를 삶에 적용하는 섬김 훈련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거꾸로 헌금 봉투엔 적게는 1만원, 많게는 3만원이 들어 있다. 성도들은 평소 지역 내 도움을 주고 싶었던 이웃을 위해 이 돈을 사용한다.

성도들이 받은 돈은 이웃에게 돌아가지만 교회에 돌려줘야 할 게 있다. 봉투에 돈과 함께 들어 있던 실천사항 결과지다. 지난해 성도들이 제출한 결과지엔 ‘가족 4명의 거꾸로 헌금을 모아 병원에서 투병 중인 환우들에게 초코파이를 건넸다’ ‘부부가 받은 헌금에 용돈을 보태 집 근처 천장이 부서진 미자립교회에 기부했다’ 등의 사연이 적혀 있었다. 이웃에게 거꾸로 헌금이 전달되는 순간 성도들이 빼놓지 않고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 “제 것으로 드리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위해 쓰라고 주신 헌금으로 드리는 것입니다.”

권 목사는 “재정 형편이 넉넉지 않은 성도들도 거꾸로 헌금에 용돈을 더해 이웃 섬김에 나서는 걸 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면서 “매년 약 600만원이 거꾸로 헌금 예산으로 사용되는데 실천사항 결과지를 보면 ‘이웃사랑’의 이름으로 예산의 몇 곱절이 전달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웃었다.

최기영 김동우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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