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게 결정한 교회 건축으로 엄청난 시련

국민일보

무리하게 결정한 교회 건축으로 엄청난 시련

목회는 영권(靈權)이다 <3>

입력 2019-04-2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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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철 송도가나안교회 목사가 1991년 5월 경기도 수원 인계동으로 예배당을 옮긴 뒤 이전예배를 드리고 있다.

목사였지만 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했다. 빨리 안정된 삶을 살고 싶었다. 아들과 딸 두 아이가 있지만, 인형 하나 사 주지 못하고 키웠다. ‘이러다가 아이들 대학이나 보낼 수 있을까’ 두려움이 몰려왔다. 빨리 성공해 그 힘으로 선교하는 목사가 되고 싶었다. 교회를 건축하고 싶어 부지를 달라고 기도하며 땅을 찾아다녔다.

교회개척 8년 차인 1996년 경기도 수원 영통에 991㎡(300평)을 매입하고 교회 건축에 들어갔다. 지하 1층, 지상 1층의 509㎡(154평)짜리 건물이었다. “수없이 이사했는데 이젠 내 교회가 생겼으니 이사 안 가도 된다. 세를 올려 주지 않아도 된다!” 매일 교회 주변을 돌았다.

성도도 100여명 모이고 번듯한 교회건물을 가졌다. 하지만 내 영은 지쳐가고 있었다. 너무 힘들게 살아왔기 때문일까. 이해되지 않는 우울증이 찾아왔다. 기도해야 하는데 기도가 되질 않았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불안하고 초초했다. ‘아, 내가 이걸 얻으려고 교회를 세웠나. 여기까지 힘들게 왔는데 이것을 지켜내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이런 마음이 드니 영성이 점점 흐릿해졌다.

교회 건축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 토지 잔금을 치렀지만, 토지주가 근저당을 풀어주지 않았다. 땅을 분할해 우리 교회와 빌라건축업자에게 매매했기 때문이었다. 잔금을 받아 다른 곳에 쓰느라 근저당을 못 풀어 준다고 했다.

교회도 교회지만 빌라건축업자는 근저당에 걸려 빌라를 팔지를 못하고 부도가 날 상황이었다. 그래서 빌라건축업자와 땅주인이 찾아와 애원했다. “목사님, 교회 옆에 붙어있는 땅까지 사 주시면 근저당을 풀어드리겠습니다. 싸게 팔게요.”

돈이 없었지만, 그 방법 외에는 근저당을 풀 길이 없었다. 싸게 준다는 말에 땅 욕심도 생겼다. 성도의 집을 담보로 돈을 대출받아 495㎡(150평)를 당시 9000만원에 매입했다.

기도도 깊이 못 하고 영적으로 바닥 상태에서 내린 결정은 훗날 엄청난 시련으로 다가왔다. 교회 재정이 부족해 은행 이자가 밀리기 시작했다.

그런 차에 성도들이 시험에 빠졌다. 교회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교인의 선행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목사님, 제가 돌침대 대리점을 하는 사람한테 돈을 빌려줬는데 돈을 갚지 않아 돌침대 3개를 가져왔습니다. 허리도 안 좋으신 것 같은데 하나 드리겠습니다.” 처음에는 미안해 사양했지만, 허리가 많이 아픈 차에 반복해서 권유하니 그렇게 하라고 했다.

그런데 여집사 한 분이 교회 옆 사택에 왔다가 돌침대를 보고는 시험에 들었다. “교회가 어려운데도 목사님이 비싼 돌침대를 사고 재정을 흥청망청 쓴대.” 성도들도 그때부터 시험에 들기 시작했다.

급기야 담보를 내준 성도들은 불안하니까 담보를 풀어달라는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 과정에서 믿음 없는 사람들은 교회를 떠나갔고 교회 내에 분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이었다. 정말 그곳이 싫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없었다. 교회를 매각해 부채를 갚는 길뿐이었다. 그래서 성도들과 의논해 교회건물을 매각하기로 했다. 아는 목사님께 이런 사실을 이야기했다.

“오, 김 목사. 마침 내가 아는 목사님이 교회건물을 사려고 준비하고 있었어. 그분을 소개시켜주지.” 얼마 후 그 목회자와 교회 건물 매매계약을 했다. 계약 조건은 계약금만 받고 잔금은 교회 땅과 건물을 담보로 돈을 빌린 뒤 받는 것이었다. 부채는 건물에 들어올 목회자가 책임지기로 했다.

계약이 체결된 뒤 재정을 맡고 있던 모 집사가 찾아왔다. “목사님, 저한테 돈 좀 빌려주십시오. 제 형편이 무척 어렵습니다.” 참으로 당황스러웠다. 안타까운 심정에 계약금 중 일부를 빌려줬다. 그랬더니 며칠 후 그 집사가 또다시 찾아왔다. “목사님, 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조금 더 빌려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집사님,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 겁니까. 이 돈은 하나님의 성전을 내놓고 받은 돈입니다. 부채를 갚고 남은 돈으로 다른 성전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 돈은 내 맘대로 쓸 수 있는 돈이 아닙니다.”

김의철 목사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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