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목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비전 2030’

국민일보

[사설] 주목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비전 2030’

입력 2019-04-25 04:03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부문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24일 발표했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 선두주자에 안주하지 않고 취약한 비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이 부문에서도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치면 세계 시장에서 60%를 점유할 정도로 우리나라는 메모리 부문에서 압도적인 강국이지만 전체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비메모리 부문은 점유율이 3∼4%에 불과하다.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최근 하락세인 메모리 반도체에 치우친 생산 구조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

시스템 반도체는 비메모리 부문의 핵심으로 제품 종류가 8000여종에 달하고 설계와 제조, 패키징, 테스트 등 특화 업체들의 분업이 필요하다. 삼성전자의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관련 산업이 성장하는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 특히 총 42만명의 간접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돼 위축된 제조업 부문의 고용을 창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경제는 조선·철강·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위축과 경쟁력 하락 등으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제조업 부문의 생산 및 고용 부진이 서비스업종 등으로 전이되면서 고용난이 가중되고 있다.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기존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삼성전자의 계획은 그런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현명한 선택이다.

최근 대기업들이 미래 먹거리 개발을 위해 속속 대규모 투자에 나서거나 계획하고 있는데 바람직한 현상이다. SK이노베이션·LG화학 등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고 LG전자는 로봇과 전장 부문 사업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전지차를 중심으로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승부수를 던졌고 SK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은 바이오산업을 확장해 가고 있다. 대기업들은 단기적인 주가 부양보다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확충하는 데 투자를 꾸준히 늘려가야 한다. 그것이 장기적으로는 기업에도 유리하다. 정부도 불필요한 규제 완화, 정책 지원 등을 통해 대기업들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적극 지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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