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4차 산업혁명 막연한 자녀교육 해법 ‘창·조·주’에 열쇠있다

국민일보

다가온 4차 산업혁명 막연한 자녀교육 해법 ‘창·조·주’에 열쇠있다

크리스천 전문가들이 말하는 ‘AI 시대 양육법’

입력 2019-05-0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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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크리스천 부모들은 자녀교육의 본질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기독교교육 전문가들은 자녀의 창의성과 관계성(조율력), 주체성을 키워 변화하는 시기에 유연하게 대처하도록 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 게티이미지뱅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최첨단 세상이지만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지금보다 더 삭막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시대를 더 많이 살아갈 자녀들을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가정의 달을 맞아 크리스천 부모를 위한 ‘AI시대 자녀 양육법’을 기획했다.

#1. 경기도 광명에 사는 워킹맘 김모(40)씨는 지난해 말 초등학교 1학년 큰아들과 마트에 갔다가 A학습지의 가입 권유를 받았다. 교재 구성이 마음에 들어 학습지를 신청했다. 학습지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아이의 창의성을 키워줘야 한다. 학습용 패드를 구매하면 교과서와 연결된 여러 가지 콘텐츠가 있다”며 학습용 패드 구매까지 부추겼다. 결국 70여만원의 패드를 할부로 샀다. 아들은 패드로 수학 문제를 풀고 전국 모의고사 등을 치르면서 학습에 흥미를 느꼈다. 그러나 며칠 뒤. 엄마 몰래 게임 앱을 깔더니 학습보다 게임만 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김씨는 “게임 중독이 우려돼 잠깐 공부할 때 외에는 패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이럴 줄 알았다면 고가인 패드를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2. 두 돌 아이를 키우는 육아맘 서모(35)씨는 2017년 4개월 된 아기를 데리고 간 키즈카페에서 출판사 관계자 B씨를 만났다. B씨는 서씨에게 전집이 아이의 두뇌 발달에 좋다고 설득했다. 서씨의 집까지 방문한 B씨는 전집을 팔면서 동화책 영상이 담긴 패드도 권유했다. 서씨는 “동화책 1000권, 3000권 이상이 담겼다며 아이의 언어 및 창의력 발달에 좋다고 했다. 일주일 고민하다 스마트폰처럼 패드에 영아가 중독될까 봐 거절했다. AI시대에 필요한 창의성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모르겠다”고 했다.

경기도 과천약수교회의 토요쉐마학당에서 부모와 자녀가 토론하고 있다. 과천약수교회 제공

자존감 있는 자녀로 키워야

크리스천 교육가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가져올 사회 변화는 크지만 이럴 때일수록 부모는 이 시대를 공부하며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창의성과 영성, 관계성을 가르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소영 강남대 기독교학과 초빙교수는 “새로운 사회를 경험하지 못했기에 자녀에게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줄 순 없지만, 기술적인 부분보다 교육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며 “하나님이 인간에게만 주신 ‘창조성’ ‘관계성(조율력)’ ‘주체성’을 키워준다면 자녀가 자신의 재능에 따라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자녀가 만 7세 이전에 부모와 대화하면서 관계적 지능을 기르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독박육아’를 하는 지역 엄마들끼리 재능 나눔을 하며 함께 자녀 양육을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소개했다. 자녀들은 관계성과 창조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미래학자들은 2050년쯤 되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인공지능 때문에 안정적인 자리가 1~5%에 불과하리라 예측한다. 백 교수는 자녀가 안정적이고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게 욕심만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모든 자녀가 소수의 자리에 오르는 것은 확률적으로 불가능하다. 백 교수는 “자녀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버려지고 대체되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느끼도록 해주는 ‘존재의 힘’을 키우도록 지도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밝혔다.

좋은나무성품학교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기도하는 모습. 좋은나무성품학교 제공

자녀 잠재력 개발하고 창의성에 주목

한미라 호서대 연합신학전문대학원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다른 시대와 다르지 않다.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부모의 바람이나 희망이 아닌 자녀들의 잠재력을 개발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초등학생 때까지 자녀가 어떤 분야에 재능이나 관심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운동 무용 음악 미술 독서 등 여건이 되는 한 다양하게 경험하도록 기회를 주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

한 교수는 “변화에 민첩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줄 아는 자녀들이 미래 시대에 살아남고 오래 일할 수 있는 인재가 될 것”이라며 “전문가들은 미래 시대에 생존하기 위한 10대 기술로 문제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능력, 창의성, 경영·협업 능력, 감성 지능 등을 꼽는데 특히 창의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기 성찰과 의미 해석 등을 길러주는 교육은 인간의 상호작용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며 “신앙교육은 미래를 잘 준비하기 위한 영혼의 웰빙 교육이다. 이보다 더 좋은 교육의 기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기기 의존은 피하라

자녀 양육의 궁극적 목표를 어디에 두어야 할까. 한 교수는 “여러 가지 기술이 더욱 필요한 시대지만 결국 자녀의 행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백 교수는 “하나님의 창세 명령인 ‘생육하고 번성하라’를 ‘생명을 사랑하고 연약한 생명을 살려내라’고 해석한다”며 “자녀가 몰두하는 것을 관찰하고 (성과가 나타나길 재촉하지 않고) 기대하면서 기다리고 기도로 힘을 보태는 게 부모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자녀가 스마트폰과 패드 등에 의존하도록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백 교수는 “책은 주체적 읽기가 가능하지만 디지털 기기를 통해 책을 읽는 것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며 “자녀와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도 “정보처리 능력이 없는 유아기와 아동기 초기까지는 디지털 기기에 잠금장치(lock)를 걸어 제한하는 게 필요하다”며 “각종 문명이 발달했지만 책은 여전히 그 존재감을 지킨다. 자녀의 인성, 감성, 영성 개발을 위해 지혜롭게 사용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용인=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아직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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