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다닌다고 저절로 행복해질까… 가족 모두 참여하는 묵상 시간을”

국민일보

“교회 다닌다고 저절로 행복해질까… 가족 모두 참여하는 묵상 시간을”

교인 가정 상담은 어떻게… 두란노부부학교 강미향 목사

입력 2019-05-0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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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란노부부학교 강사로 활동중인 강미향 목사가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온누리교회 교역자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건강한 가정은 가꿔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가정은 안정과 편안함이 있는 공동체다. 정서의 고향이자 인격의 요람이기도 하다.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을 모시며 건강한 가정을 꾸려간다. 하지만 이런 가정 상이 바뀌고 있다. 1인 가족과 비혼자 증가, 이성을 향한 혐오, 동성애 등은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신자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교회와 목회자들은 흔들리는 가정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 두란노바이블칼리지 사모대학 디렉터를 역임하고 두란노부부학교 강사로 활동 중인 강미향(59) 목사를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온누리교회 교역자실에서 만나 해법을 들어봤다. 강 목사는 온누리교회 청년부(30~40대)와 새내기 부부 담당 목사로도 사역하고 있다.

-최근 20~30대의 가정관은 이전 세대와 다른 것 같다. 현장에서는 어떻게 보는가.

“그렇지 않다. 겉 포장인 경우가 많다. 마음속 깊은 곳에는 사랑받고 싶어 하고 사랑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도 이성을 혐오하고 비혼을 고집하는 이유는 부모들의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아서다. ‘저렇게 살 바엔 나 혼자 산다’ 하는 마음이 강하다. 그래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보다 자아실현에 방점을 찍는다. 부모가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본 자녀들은 결혼에 대한 꿈이 생긴다.”

-어떤 처방이 필요한가.

“바른 가정관과 인생관, 가치관으로 관점을 바꿔줘야 한다. 관점이 바뀌면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참으로 귀한 것이 된다. 출산장려금은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되지 못한다. 관점이 바뀌어야 된다. 결혼과 출산, 자녀교육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것인지 청년들과 성도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특히 사회 변화에 성도들이 휩쓸리지 않도록 성경적 결혼·가정관을 가르쳐야 한다. 설교나 세미나, 상담을 통해 수시로 강조해야 한다. 행복한 가정은 가꾸는 것이다. 교회 다닌다고 저절로 좋은 가정이 이뤄지지 않는다.”

-결혼식을 앞둔 청년들을 목사님 가정으로 초대한다고 들었다.

“결혼식 3주 전 매일 저녁 우리 집에 모여 결혼의 실제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일종의 결혼예비교육인 셈이다. 나는 주례를 하는 목회자로서 책임이 있다. 그들이 좋은 가정을 이뤄가도록 돕고 싶다. 3주간의 시간은 두 사람이 온전한 부부가 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아내는 남편을 세워주고 남편은 아내를 꽃피워야 한다. 우리 집을 오픈해야 하는 부담이 있긴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청년들에게 결혼에 대한 꿈을 심어준다고 생각한다.”

-신앙상담도 많이 하는 것으로 안다. 최근 신자들이 털어놓는 어려움들은 무엇인가?

“부부관계(성문제 포함)와 부모관계, 인생후반 설계, 경제 문제 등이 주를 이룬다. 신자든 비신자든 같다. 과거와 차이가 있다면 개인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상대나 타인을 생각하지 않는 경향도 발견된다. 이전에는 대가족 속에 살면서 조금씩 참기도 하고 다른 사람도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직장 등 사회생활에서도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려워한다. 일이 아니라 관계가 어려운 것이다. 교회 안에서도 관계가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목회자들은 이런 신자들에게 어떤 해결책을 줘야 하는가.

“해답이나 조언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 그저 잘 들어주면 된다. 신자들이 충분히 자신의 얘기를 하도록 하면 된다. 자기 문제를 갖고 목회자를 찾아왔다는 것은 그만큼 신뢰관계가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경청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신자들의 삶의 국면은 다양하다. 대화의 90%는 들어주고, 10%만 목회자의 마음을 전하면서 기도하고 말씀 한 구절 인용하는 게 좋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재앙이 아니라 생명과 평화를 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강조하면 좋겠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신자들의 얘기를 들어야 한다. 하나님의 마음을 가지면 좋은 상담자가 될 수 있다.”

-건강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팁이 있다면?

“가족 모두가 참여하는 말씀 묵상 시간을 가져보라고 권하고 싶다. 정해진 순서가 있는 가정예배가 아니어도 좋다. 매일 안 해도 된다. 가족들이 모여 말씀을 나누고 하나가 돼 보라. 그리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라. 웬만한 어려움은 거뜬히 극복할 수 있다. 우리 집의 경우 남편 월급날이 가정예배 시간이다. 아빠가 수고해서 얻은 월급이 우리 가정을 위해 어떻게 사용되는지 설명하고 경제가 돌아가는 얘기를 해준다. 자녀들은 아빠가 고생했다고 박수 쳐준다. 가족들의 기념일도 묵상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찬양곡을 들으면서 말씀을 묵상할 수도 있고 운동하면서도 건강을 주신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다. 성경 한 구절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정예배가 될 수 있다.”

-목회자 부부 위해서도 조언한다면?

“자연스러웠으면 좋겠다. 목사나 신자나 가정생활은 똑같은데 신자들을 의식해서인지 딱딱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사모를 귀중히 여겨 달라. 사모를 사모로 대하지 말고 여성으로 보기 바란다. 성도들에겐 잘하면서 사모들에게는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있다. 목사는 자신의 아내를 꽃피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부부 사이를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게 아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수고했다고 말하고, 남편은 아내를 한 번씩 안아주시라. 꽃이나 선물이 없어도 된다. 진심이 담긴 한마디, 따뜻한 포옹으로 충분하다. 돈 드는 일이 아니니 열심히 해보시라.”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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