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2년] “혁신금융, 방향은 맞지만 개혁속도 높여야”

국민일보

[문재인정부 2년] “혁신금융, 방향은 맞지만 개혁속도 높여야”

데이터경제 3법은 아직 국회 계류

입력 2019-05-09 04:06

문재인정부 금융정책의 핵심은 ‘혁신금융’이다. 국내 금융권은 오랜 기간 ‘보수’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 새로운 시도가 불가능한 ‘거미줄 규제’ 때문이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금융 혁신을 내세웠지만, 한 번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규제 완화도 혁신도 슬그머니 제자리로 돌아가곤 했다.

이런 ‘현실의 벽’을 깨자는 게 문재인정부가 내세운 혁신금융 정책이다. 금융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쟁과 혁신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기업 등을 제도권 금융 안으로 끌어들이고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겠다고 천명했다.

전문가들은 혁신금융의 큰 틀을 “아직 성과를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은 맞게 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금융 당국이 ‘규제 일변도’에서 ‘혁신 지원’으로 자세를 선회했다는 데 높은 점수를 준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8일 “금융 혁신의 토대인 핀테크 업계를 금융권에 수용하고 지원책을 강구하는 점은 분명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혁신금융의 방향 자체는 올바르게 설정됐다”고 했다.

혁신금융의 뼈대는 크게 두 가지다. 과도한 규제를 제거하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으로 활발하게 자금이 흘러가도록 지원하는 게 그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정책은 ‘금융규제 샌드박스’다. 새로운 사업·서비스의 실효성을 따져보기 위한 일종의 ‘규제 프리존’이다. 규제에 가로막혀 새로운 아이디어가 빛을 보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활로를 열겠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 당국은 18건의 ‘혁신금융 서비스’를 지정했다. 한 플랫폼에서 여러 금융회사의 대출금리를 비교한 뒤 실제 대출까지 받거나, 신용카드로 경조사비 등을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금융 당국은 향후 3년간 혁신·중소기업에 총 100조원 규모의 자금도 공급할 방침이다.

하지만 ‘규제 혁파’에 좀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위해 국회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혁신금융의 일환으로 발의된 ‘데이터경제 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된 채 표류하고 있다. 추진 과정에서 금융사고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P2P(개인 간 금융거래), 간편결제 등 기존에 없던 금융 서비스에 맞춘 적절한 감독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면서도 “금융사고를 막겠다고 다시 규제 강화로 ‘역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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