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권민정] 연인보다 아름다운 부부

국민일보

[바이블시론-권민정] 연인보다 아름다운 부부

입력 2019-05-10 04:02

통계청이 내놓은 ‘2018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 30대 젊은이 3명 중 1명만이 결혼을 필수라 했다. 또 이 조사에서 결혼하지 않고도 남녀가 같이 살 수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처음으로 과반이 됐다. 취업이 어렵고 주택 문제 등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을 포기하는 젊은이가 많아졌다. 자기 꿈을 향해 가는 고학력 젊은이에게 결혼이 부담으로 다가오고, 새로 맺게 되는 가족 간의 인간관계와 육아 부담도 만만치 않아 결혼에 대해 회의하게 된다.

유럽에서는 결혼 관계가 아닌 남녀 사이에서 태어나는 아이가 해마다 늘고 아이슬란드, 프랑스를 비롯해 10개국의 경우 혼외출산 신생아 수가 전체 신생아의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기피하는 유럽 젊은이들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으로 가히 결혼제도의 몰락이라고 할 만한 수준이다. “2030년이면 결혼제도가 사라지고 90%가 동거로 바뀔 것”이라고 프랑스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는 예언했다.

가정의 달 5월에 결혼에 대해 생각한다. 세상에 태어나 일정한 나이가 되면 짝을 찾아 결혼이라는 형식을 거쳐 자식을 낳아 기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 왔다. 하지만 21세기 들어서면서 젊은이들은 “왜 결혼을 꼭 해야 하나”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랑해서, 같이 있고 싶어서, 우리 아이를 낳고 싶어서.” 이런 욕구들이 지금까지 결혼을 하는 가장 큰 동기였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욕구는 결혼하지 않아도 동거를 통해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결혼이 선택이라는 젊은이들은 결혼을 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고 싶다.” 이것이 결혼을 결정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결혼은 사랑에 대한 약속이고 그 사랑은 감정이 아니다. 환경이 아무리 어려워져도, 실망스러운 행동과 부족한 점이 뒤늦게 보여도 끝까지 사랑하기로 약속하는 것이다. 결혼은 상대의 부족함을 감싸주고 지지해주며 서로가 성숙해 가는 것이다. 하나님은 사람이 혼자 외롭게 있는 것이 좋지 못함을 아시고 돕는 배필을 만들어 주셨다. 결혼제도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며 축복인 것이다. 세상의 온갖 부귀영화를 다 누린 솔로몬도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으로 가족과 함께 사는 결혼생활의 기쁨 즉 가족 간에 나누는 사랑, 친밀감, 일상을 함께하는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사람이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그 둘이 한 육체가 될지니 이 비밀이 크도다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하여 말하노라 그러나 너희도 각각 자기의 아내 사랑하기를 자신같이 하고 아내도 자기 남편을 존경하라.”(에베소서 5장 31~33절) 한 육체가 된다는 것은 완전한 일치를 뜻한다. 부부관계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처럼 두 몸이 하나 되어 주름 잡힌 것이 없는 아름다운 하나님의 자녀로 살라는 것이다. 책임을 지며 고난을 같이 겪으며 서로에게 헌신하는 결혼 생활이라면 연인보다 아름다운 부부로 살아가는 모습일 것이다. 그래서 자녀들이 부모님 사는 것을 보고 “결혼은 좋은 것”이라고 느낀다면 그것이 어떤 사회적인 성공보다 더 큰 성공이라 생각된다.

‘순전한 기독교’,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 C S 루이스는 암에 걸린 연인이 입원한 병실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아내가 죽기까지 짧은 결혼생활밖에 누리지 못했지만 그 부부는 연인보다 아름다운 부부로 기억된다. 루이스는 그의 아내를 이렇게 불렀다. “아내는 나의 제자이자 스승이요, 믿음직스러운 동료이자 친구이며 항해의 동반자요 전우이다. 나의 주인인 동시에 어떤 친구도 대신해줄 수 없었던 모든 것이 된다.” 그들 결혼은 특별한 경우지만 부부가 서로를 이렇게 부를 수 있다면 큰 축복이다.

성적 타락이 난무하고 이혼, 동거가 급증하며 졸혼이라는 새로운 말까지 생긴 시대에 살면서 평생을 함께 걸어가는 행복한 부부로 산다는 것은 큰 행운이고 축복일 것이다.

권민정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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