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만 하면 목이 쉬는 선생님들 2주 이상 지속되면 검사 받으세요

국민일보

개학만 하면 목이 쉬는 선생님들 2주 이상 지속되면 검사 받으세요

입력 2019-05-1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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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말을 해야 하는 교사들은 늘 목소리 건강에 신경써야 한다. 평소 성대가 피로해지지 않도록 후두 마사지를 해 주면 도움된다. 왼쪽부터 ①갑상연골(목젖) 좌우 마사지 ②갑상연골위 부드러운 부분을 엄지와 검지로 잡고 원을 그리며 아래로 내리듯이 마사지 ③설골(목뿔뼈)을 V자 모양으로 마사지 ④귀 밑에서부터 대각선으로 이어지는 근육 마사지 순서로 해 준다. 예송이비인후과의원 제공

20년 넘게 고교 교사로 재직 중인 50대 A씨(여)는 방학에는 괜찮았다가 개학만 하면 목소리가 쉬었다. 최근엔 목소리 쉬는 간격이 부쩍 짧아지고 주말에 휴식을 취해도 소용이 없어 병원을 찾았다. 예상대로 성대에 이상이 발견됐고 발성장애 진단도 받았다.

끊임없이 말을 해야 하는 교사는 가수 배우 등과 함께 목소리 병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직업군이다. 특히 남성에 비해 구조적으로 성대 근육의 길이가 짧은 여교사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목의 양쪽에 있는 성대는 목소리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연구팀이 2017년 초·중·고 교사 1617명 대상으로 직무 환경을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 여교사의 72.8%, 중·고교 여교사의 75.5%가 한 학기에 최소 1회 이상 감기와 상관없는 목쉼 증상을 겪었다고 답했다. 1주일에 최소 1회 이상 목쉼 증상을 보인 비율도 초등 여교사 16.1%, 중·고교 여교사 16.2%로 나타났다.

음성질환 특화클리닉인 프라나이비인후과의원 안철민 원장은 13일 “교사는 다른 직업군에 비해 목소리 사용량이 많고 지속적으로 음성과용이 반복되다 보니 각종 목소리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면서 “실제 음성질환으로 오는 환자의 20~30%를 교사가 차지한다”고 말했다. 대다수 교사가 질환을 겪으면서도 치료를 미루다 병을 키운다.

교사들은 흔히 목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성대 이상 질환이 많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발성장애 같은 ‘기능성 질환’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송이비인후과의원 음성센터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음성종합검진을 받은 193명의 교사 가운데 100명을 조사했더니 전체의 60%가 성대의 구조적 변화 없이 목소리가 변하는 기능성질환을 겪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후두근긴장조절장애 및 과기능성발성장애가 42%로 가장 많았다. 연축성발성장애(18%)가 뒤를 따랐다.

성대의 구조적 문제로 발생하는 기질성질환은 전체의 40%가 겪고 있었다. 성대폴립(15%) 성대결절(12%) 성대구증(5%) 성대마비(3%) 성대낭종(3%) 기타(2%) 순으로 집계됐다.

후두근긴장조절장애는 말끝이 덜덜 떨리거나 말할 때 숨이 차는 증상을 보인다. 후두 근육의 과도한 긴장으로 성대가 좁아지고 진동이 잘 이뤄지지 않아 정상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본인도 모르게 말할 때 후두 근육에 힘을 주는 잘못된 발성습관이 주요 원인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조금만 무리해도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고 말을 할 때 턱이 돌출되거나 턱 근육들이 경직되기도 한다. 혀에까지 영향을 줘 정확한 발음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과기능성발성장애는 목이 타는 듯한 작열감이나 쑤시는 통증, 건조함, 간질간질함, 쓰라림 등이 느껴진다. 연축성발성장애는 뇌에서 후두신경에 잘못된 신호를 내려보내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말할 때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는 등 일상대화에 불편을 겪는다. 대체로 ‘ㅅ’이나 ‘ㅎ’ 받침이 들어간 단어들의 발음을 어려워하고 목소리 톤이 일정치 않다. 바람이 새는 듯한 소리가 나기도 한다. 연축성발성장애를 방치하면 결국 성대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 성대결절(염증 및 출혈)이나 폴립(혹), 만성후두염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성대결절이나 폴립 등 기질성 질환은 소음 많은 곳에서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해 큰 소리를 많이 내거나 강한 액센트를 주는 등 지속적인 음성 과용과 무리한 발성으로 인해 발생한다. 하루 4~5시간 이상 수업하고 학생들을 통제하기 위해 무리하게 큰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성대 점막이 붓고 피가 나는 증상이 반복되면서 점막이 점점 두꺼워져 목이 쉽게 잠기거나 목소리가 갈라지는 등의 이상 현상이 나타난다. 안철민 원장은 “성대결절을 오래 방치해 성대 부은 곳이 굳고 단단해지는 만성으로 악화되면 목소리가 영구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했다.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원장은 “성대결절의 경우 적절한 약물치료(성대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켜주는 보톡스 치료 등)와 음성치료만으로도 대략 80% 이상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는데, 이런 방법으로도 안 될 경우 레이저 등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소 잘못된 발성습관을 가졌다면 음성질환에 노출될 위험은 더욱 커진다. 대다수 교사들이 본인의 발성습관을 제대로 아는 경우가 드문만큼, 전문기관에서 꼭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평소 목소리 건강에도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성대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주말에는 충분한 음성 휴식을 취하고 수업 중에는 틈틈이 물을 마셔 성대가 건조해지지 않게 해야 한다.

감기나 특별한 질환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목이 자꾸 쉬거나 2주 이상 쉰 목소리가 지속되고 통증까지 느껴진다면 이비인후과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평소 후두 마사지를 통해 성대가 피로해지지 않도록 관리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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