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고 아들 안아주는 아버지… 그림 통해 하나님 사랑 봅니다

국민일보

무릎 꿇고 아들 안아주는 아버지… 그림 통해 하나님 사랑 봅니다

‘아버지 사랑’ 초대전 여는 윤문선 목사

입력 2019-05-14 00:06 수정 2019-05-1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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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문선 목사의 그림(왼쪽)과 조각 작품. 윤문선 목사 제공

강원도 춘천 한울섬김교회 2층 오르갤러리. 이곳에선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한 달간 ‘아버지 사랑’이라는 작은 초대전이 진행 중이다. 돌아온 탕자를 연상시키는 그림들은 몇 가지 원색으로 구성돼 한눈에 들어오는 단순함이 돋보인다. 때론 서서, 때론 무릎을 꿇은 채 아들을 꼭 안고 있는 아버지. 그 아버지와 아들의 얼굴은 단순한 원형으로 표현돼 있을 뿐 구체적인 형태나 표정은 없다. 하지만 바로 그렇게 단순한 그림 앞에 선 관객들은 이내 깊은 생각에 빠져든다. 그림에 나타난 아버지와 아들의 거리와 위치에 관람객들은 저마다 자신을 투영시켜 그림을 바라본다.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은 윤문선(67) 경기도 광명 참좋은교회 목사다. 윤 목사는 경희대 미대를 졸업한 미술 전공자다. 그는 13일 “학교 다닐 때는 구상 정물화 등을 그리다 대학교 4학년 때 하나님을 만난 후 가치관이 바뀌면서 그림도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그때부터 그의 그림은 하나님의 말씀, 그분의 사랑을 전하는 내용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대학교 졸업 후 서울 화곡중고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던 그는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았다. 아내 문향자 사모가 아이를 낳다 의료사고로 위험한 상황에 부닥치게 된 것이다. 당시 그는 아내를 살려준다면 주님의 일을 하겠다고 서원했다. 다행히 아내와 아이 모두 무사했고 이 일을 계기로 그는 목회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직접 그린 그림을 통해 아버지의 사랑을 전하고 있는 윤문선 참좋은교회 목사.

1999년 참좋은교회에 부임한 그는 선교 중심의 사역을 해왔다. 전공이었던 미술 역시, 선교의 중요한 통로로 활용해왔다. 20년째 교회에 전시실을 만들어 전시공간이 없는 화가들에게 제공해왔다. 현재는 이 교회에 다니는 미술가 6명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윤 목사가 그림을 다시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이다. 그는 “전도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사람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주고 싶었는데 마땅한 게 없었다”며 “그러다 우연히 일본 목회자들에게 선물로 그림을 그려줬는데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림을 그려서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짬짬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해외에서 오신 손님들이나 전도 대상자들에게 건네기 시작했다.

늘 영혼 구원에 마음이 가 있다 보니 자연스레 그의 그림 주제는 아버지의 사랑이 됐다. 2010년 참좋은교회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진 것을 시작으로 이따금 교회나 단체의 초청을 받아 전시회를 했다. 지난 4월에는 밀알미술관 개관 창립 20주년 기념으로 ‘아버지의 사랑’ 초대전을 열었다.

그의 그림은 빨강 파랑 흰색 노란색 등 원색 몇 가지로 단순하게 구성돼 있다. 하지만 바탕만 해도 색을 칠하고 마르길 기다렸다 다시 칠하는 작업을 평균 일곱 번씩 해야 완성된다. 목회 도중 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다. 작업은 주로 월요일 새벽기도를 마친 뒤 집중적으로 한다. 크기가 작은 작품도 최소 석 달이 걸린다. 나무판을 조각해 그 위에 칠을 하는 부조 작품도 만든다. 과거엔 조각작품도 만들었지만, 체력적으로 힘든 데다 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아 그만뒀다.

윤 목사는 “화가로 성공하고 싶어서 그리는 것도 아니고, 그저 이 그림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영혼을 구원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림을 그리면서 윤 목사 본인의 스트레스도 많이 덜어낸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그의 그림은 보는 이들이 치유 받고 회복하게 하는 힘이 있다. 윤 목사는 “어떤 분은 자기의 삶이 너무 힘들어서 일어날 힘도 없었는데, 무릎 꿇고 아들을 안아주는 아버지의 그림을 보면서 큰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며 “그럴 때 하나님이 그림을 통해 그들을 만져주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노에녹 한울섬김교회 목사는 “윤 목사님 작품의 단순성 너머 전해지는 메시지를 ‘SIMPLE’이라는 단어를 통해 정리해보고 싶다”며 “S(Spirituality) 깊은 영성이 느껴지며, I(Important)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M(Message) 진리의 메시지가 너무나 선명해서 또 다른 해석이 필요하지 않으며, P(Pleasing) 기쁨으로, L(Leading) 이끌림을 받고, E(Encouraging) 크게 격려와 위로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 이어 올해 하반기에도 참좋은교회 등에서 초대전을 열 계획이다. 작품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다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는다. 수채화가이자 한국미술협회 자문위원인 유명애 권사는 “평생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서 최선을 다한 그에게 아버지의 사랑이란 주제는 필연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하나님께 받은 사명인 복음을 시각적 언어로 증언하는 화가로서의 발걸음이 기대된다”고 평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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