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 1주년 맞은 언더우드家 기념관 가보니… 사계절 찾는 기독 순례지로 발길 부쩍

국민일보

복원 1주년 맞은 언더우드家 기념관 가보니… 사계절 찾는 기독 순례지로 발길 부쩍

역사와 아름다운 공간 어우러져 학생·시민들 나들이 코스로 인기

입력 2019-05-14 00:01 수정 2019-05-1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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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박물관 관계자(오른쪽)가 1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언더우드가(家) 기념관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언더우드 선교사 가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강민석 선임기자

1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삼성관을 지나자 ‘비밀의 정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5월의 꽃향기가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그 끝에 시간이 멈춘 것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1927년 건축돼 2003년 언더우드가(家) 기념관으로 단장된 서양식 고택이었다. 담쟁이덩굴로 덮인 화강암 외벽이 92년의 역사를 증언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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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훼손됐던 기념관은 복원공사를 거쳐 지난해 5월 11일 재개관했다. 한동안 잊혀 있던 이곳은 재개관 1년 만에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가 됐다. 봄에는 꽃향기가 가득하고 여름엔 시원한 산바람이 방문객을 미소 짓게 한다. 정원을 붉게 물들였던 가을의 낙엽은 기념관을 운치 있게 만들었다.

사계절의 추억은 방문객들의 SNS에 남았다. 기념관을 찾은 이들은 SNS에 사진과 함께 해시태그(#언더우드기념관, #언더우드가기념관)를 붙이면서 홍보도 했다. 덕분에 연세대 교직원과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즐겨 찾는 공간이 됐다. 역사에 관심 있는 교인들도 언더우드 선교사 가문의 흔적을 엿보기 위해 기념관을 방문한다.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언더우드가는 이곳 캠퍼스에서 신앙으로 무장한 내일의 민족 지도자를 키워냈다.

694㎡(약 210평) 규모의 기념관에는 언더우드가의 손길이 닿은 유품 150여점이 전시돼 있다. 지하층과 1층이 전시실이다. 고종 황제가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원두우) 선교사에게 하사한 ‘사인참사검’과 명성황후가 선물한 손거울도 전시돼 있다. 원두우 선교사의 형인 존 토머스 언더우드가 보낸 ‘언더우드 타자기’를 비롯해 1931년 가족이 백두산을 등반하면서 촬영한 영상자료도 볼 수 있다.

지하의 동굴 기도실은 기독교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누구든 자유롭게 들어가 기도할 수 있다. 2층 다락방은 휴식공간이다. 세 개의 창문 앞에 작은 책상과 조명이 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정원의 풍경은 일품이다.

기념관은 연희전문학교(연세대 전신) 설립자인 원두우 선교사의 아들 원한경(연희전문학교 3대 교장) 박사가 지은 사택이다. 언더우드 가문은 이 집에서 50년 가까이 살다가 1974년 소유권을 연세대에 넘겼다. 언더우드 가문은 설립자를 기념하는 공간으로 사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2016년 11월 화재로 손상된 후 1년 가까이 비바람을 맞았다. 복원이 지체되고 있다는 국민일보 보도(2017년 5월 24일자 29면 참조) 이후 교계의 조속한 복원 요청이 잇따랐고 대학은 2017년 10월 복원공사에 들어갔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영상=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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