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들어 곳곳 이상신호 감지… 정기 건강검진 필수

국민일보

40~50대들어 곳곳 이상신호 감지… 정기 건강검진 필수

21일 부부의날… 50대 신덕균·김순일 부부 통해 본 연령별 건강 체크 항목

입력 2019-05-20 21:35
신덕균·김순일씨 부부가 지난 17일 서울 평창동 집에서 스트레칭을 함께 하고 있다. 남편 신씨는 평소 아내와 운동을 이끌고 아내 김씨는 남편의 식단을 챙겨주는 등 서로에게 ‘건강 코치’가 돼 주고 있다. 신덕균씨 가족 제공

서울 평창동에 사는 신덕균(59), 김순일(50)씨 부부는 50대를 넘어서면서 서로의 건강을 알뜰살뜰 챙기고 있다. 오래 교단에 섰던 남편 신씨가 올해 2월 은퇴해 부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건강 관리에 더 신경쓰고 있다. 체육교사였던 남편은 운동을 주도하고 아내는 식단을 꼼꼼하게 관리한다. 서로의 ‘건강 코치’가 돼 주고 있는 것.

신씨는 환갑이 다 된 지금도 매일 테니스와 조기 축구를 하며 몸을 다진다. 1주일에 두 세번은 아내 손을 이끌고 인근 학교 운동장을 달린다. 남편 권유로 김씨는 1주일에 두번 ‘피규어로빅스(음악에 맞춰 하는 근력 운동)’로 몸매 관리를 하고 있다.

남편은 그 나이에 흔한 뱃살 하나 없이 탄탄한 체형을, 아내 또한 50㎏ 초반대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요즘 김씨의 배가 살짝 나와 신씨가 아내의 뱃살 다이어트를 위해 특단의 조치에 들어갔다. 아내의 활동량을 늘리기 위해 매일 30분씩 집안에서 공 던지고 잡는 연습을 하는 것. 김씨는 “남편과 함께 하는 스트레칭과 운동이 많이 도움된다”며 웃었다.

생활습관 관리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건강상태 체크다. 얼마 전 부부는 정기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남편 신씨의 경우 가슴이 답답하다가 괜찮아지는 증상이 반복돼 검진을 받았더니 심장 관상동맥에 석회화(혈관에 찌꺼기가 쌓임)가 보인 것. 정밀검진 결과 당장 큰 이상은 없고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내는 한쪽 가슴에서 종양이 발견됐으나 양성으로 판명돼 한숨 돌렸다. 아내 김씨는 요즘 갱년기 증상을 심하게 겪고 있다. 그녀는 “남편과 같이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하고 대화를 많이 하며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둘(2)이 하나(1)가 되는 부부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제정됐다. 신씨 부부처럼 행복한 노년의 삶을 위해 서로 건강을 챙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연령별로 부부가 각별히 신경써야 할 건강위험 항목이 있다.

20·30부부 젊다고 방심하면 안돼

20, 30대 부부 혹은 예비부부들은 건강을 자신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 질환들에 있어서는 젊은층에서도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는 만큼 젊다고 방심해선 안된다. 그 중 하나가 장(腸)건강이다. 탄산음료나 패스트푸드 등 서구적 식습관을 갖고 있는 젊은층에서 최근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이 크게 늘고 있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남녀 모두 장 건강을 챙길 필요가 있다.

최근 이슈로 떠 오른 A형간염 역시 빼놓을 수 없다. 50대 이상은 A형간염 항체를 90%이상 갖고 있는 반면 20대는 20.2%, 30대는 32.4%만이 보유하고 있다는 연구결과(서울의과학연구소 발표)가 있다. 항체 보유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남편은 혈압도 체크해봐야 한다. 2016년 기준 19~35세 1075명 대상 조사에서 4명 가운데 1명이 고혈압 전(前)단계로 나타났다. 이 단계는 남성이 여성보다 3배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자 중 고혈압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는 이들은 0.3%에 그쳤다.

우균영 세란병원 종합검진센터 가정의학과장은 20일 “이들 연령대는 비만이나 음주, 인스턴트식 섭취, 학업·취업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 등 고혈압 위험을 높이는 많은 요인들에 노출돼 있는 만큼 꼭 한번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내의 중요 체크 리스트 중 하나는 자궁경부암이다. 40대 이후 중·장년의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근래 다른 연령대에 비해 20, 30대에서 유독 증가 추세다. 하지만 건강에 대한 자신감, 산부인과를 꺼리는 경향 등과 맞물려 검진률은 낮은 편이다. 20세 이상 여성에서 2년 마다 무료 국가암검진(자궁세포진검사)이 이뤄지고 있지만 수검률은 지난해 기준 20대 20.9%, 30대 48.5% 수준에 그쳤다. 초기단계에서 대개 증상이 없으므로 주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35세 이상으로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임신 후 산모와 태아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당뇨병, 갑상샘·신장질환 여부도 확인하는 것이 현명하다.

40·50부부 본격 건강관리해야

20·30부부가 건강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야 할 나이라면 40·50부부는 직접 관리에 들어가야 하는 때다. 김영식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걸 느끼며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 감지된다”면서 “주위에 과로사 또는 돌연사하는 경우가 하나 둘 늘어나는 만큼 건강에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시기”라고 조언했다.

특히 암에 대해 많은 경계가 필요하다. 한국건강관리협회가 발표한 최근 5년간(2014~2018년) 암 발견 통계를 보면 두 연령대가 절반에 가까운 47.1%(40대 18.2%,50대 28.9%)를 차지했다. 40, 50대에 접어든 부부라면 한국인의 4대암(위·대장·유방·간암) 검진은 물론 가족력, 생활환경 등에 따라 추가 암 검진을 챙기는 것이 좋다.

남편은 전립선 건강을 체크할 필요도 있다. 60~80대에서 많이 발생했던 전립선암이 40, 50대에서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검진시 전립선초음파 검사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도움받을 수 있다.

아내는 폐경에 따른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이르면 40대 중반, 대개는 50대 초반 전후로 찾아오는 폐경은 여성에게 호르몬 등 많은 변화를 준다. 이 때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건강상 변화가 찾아올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뼈 건강이다. 세란병원 우균영 과장은 “폐경후 5~10년 사이 골밀도가 25~30% 가량 줄면서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져 작은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질 수 있다”면서 “정기 골밀도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60대 이후, 퇴행성질환 주의

60대 이후 부부라면 남녀를 떠나 퇴행성질환에 늘 신경써야 한다. 알츠하이머병과 관절염이 대표적이다. 알츠하이머병은 현재까지 완치 약이 개발돼 있지 않고 증상을 늦추는 약만 있어 고령 부부가 예방 및 초기 대응을 위해 반드시 체크해야 할 건강항목이다. 무릎관절염은 심한 통증을 일으킬 뿐 아니라 보행에도 영향을 준다. 통증을 줄이려 평소와 다른 잘못된 자세로 걸음걸이가 바뀌면서 O자형 다리 등 관절 변형까지 초래할 수 있다. 퇴행성질환의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해 부부가 서로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꾸준한 체크가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 김영식 교수는 “황혼기는 오랜기간의 흡연, 운동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가져온 암이나 심혈관질환의 위험 속에서 살아야 하는 때여서 1년에 한번씩 건강검진을 게을리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이나 몸에 좋다는 약장사 광고에 속아 넘어가기 쉬워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