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의 현실, 4·3 겪은 제주와 비슷”

국민일보

“스리랑카의 현실, 4·3 겪은 제주와 비슷”

아일랜드서 평화학 가르치는 스리랑카 출신 페르난도 교수

입력 2019-05-2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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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더블린 트리니티칼리지에서 평화학을 가르치는 쥬드 랄 페르난도(56·사진) 교수는 스리랑카 출신이다. 민족 간 분쟁이 내전과 대량 학살을 낳은 스리랑카의 현실을 보며 종교인이라면 평화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연구하기 위해 1990년대 신·구교 갈등을 평화 프로세스로 극복한 아일랜드를 찾아 공부했다. 페르난도 교수는 “강대국과 권력에 의한 억압과 분리 정책은 크리스천으로 하여금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일을 막는다”면서 “북쪽의 형제가 굶고 있는 한반도 현실을 보며 남쪽의 크리스천이 앞서서 식량 의약품 등을 조건 없이 인도적으로 지원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페르난도 교수는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에이레네홀에서 열린 ‘스리랑카 내전 종식과 학살 10주년 추모 강연회’에 강사로 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국제위원회와 인권센터가 함께 마련한 강연회였다. 국민일보는 페르난도 교수와 이메일 및 현장 인터뷰를 진행했다.

페르난도 교수는 스리랑카의 현실을 두고 4·3을 겪은 제주도와 미군이 진주해 있는 오키나와와 비슷하다고 했다. 인도 대륙 옆에 위치한 스리랑카는 제주와 같은 섬으로 인도양 패권 확보를 위해선 전략적 가치가 있다. 미국 영국 등은 중국을 차단하고 지정학적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철권 통치를 펴는 싱할라족 정부를 지원한다. 싱할라족은 스리랑카 인구의 75%를 차지하는 다수 종족으로 불교도가 다수다. 헌법에 불교가 우선 보호받는 종교로 나와 있을 정도다.

타밀족은 16% 정도로 스리랑카 북부와 동부에 흩어져 있는데 싱할라족에 맞서 자치를 요구하다 스스로 무장하고 1983년부터 2002년까지 무장투쟁을 해왔다. 반군단체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가 주체였다. 페르난도 교수는 “내전이 격화된 2007~2009년엔 7만명 이상이 사망했고 타밀족 300만명이 격리 수용돼 폭력 살인 강간 등에 노출됐다”고 전했다.

올해 내전 종식 10주년을 맞았지만 지난 4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가 발생했다. 이들은 부활절 아침 수도 콜롬보를 비롯한 8곳에서 성당과 교회를 노린 연쇄 폭발 테러를 일으켰고 기독교도와 어린이를 포함해 253명이 사망했다.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 IS의 지휘를 받는 외국계 이슬람 조직의 소행으로 추정돼 종교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페르난도 교수는 “이번 테러를 일으킨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은 스리랑카 현지 커뮤니티에 연고가 없는 외부 세력으로 스리랑카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결국 해법은 종교 간 대화와 협력에 있다고 했다. 그는 “평화를 바라는 크리스천과 무슬림, 불교도 등이 손을 맞잡아야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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