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37)]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 대표회장 김상환 목사

국민일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37)]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 대표회장 김상환 목사

“고리타분한 이념 논쟁 대신 하나님 나라 관점으로”

입력 2019-05-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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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 대표회장 김상환 목사가 지난 19일 서울 광진구 장로회신학대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결핵 퇴치 전도사’로 불리는 김상환 목사는 2004년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를 설립했다. 초대 사무총장으로 일한 데 이어 현재 대표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캐나다장로교회 소속인 그는 한국에서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로 유학을 떠나면서 캐나다에 둥지를 틀었다.

결핵 퇴치를 위해 태평양을 오가는 김 목사도 결핵 환자였다. 1975년부터 5년 동안 결핵으로 투병하며 생사의 갈림길에 섰었다. 시한부 판정까지 받았지만, 기적처럼 살아났다. 이런 배경이 그를 결핵퇴치운동의 길로 인도했다. 자연스레 북한의 결핵 환자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 이들을 제대로 돕기 위해 필수적인 한반도의 평화는 그의 삶을 이끄는 또 다른 주제가 됐다.

서울 광진구 광장로 장로회신학대에서 지난 19일 만난 김 목사는 “남북한 모두 안보 프레임 대신 평화 프레임을 선택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안보 프레임의 끝엔 결국 군사적 충돌이 있기 마련”이라면서 “평화만을 꿈꾸고 바랄 때 통일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다”며 프레임 전환을 제안했다.

한반도의 무조건적인 평화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북한을 38차례 방문하며 분단 현실을 절감한 그의 이력이 있다. “운동본부를 창립한 뒤 초대 사무총장으로 전 세계의 결핵 퇴치를 위해 뛰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북한에 대한 관심이 가장 컸죠. 엄청난 양의 결핵약을 북한에 전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반도의 평화를 소망하게 됐습니다.”

그는 ‘남북한 희생자론’을 강조했다. 6·25전쟁 때 양측 모두 희생당했다는 의미다. “한반도에서 강대국들의 대리전을 한 것이죠. 모두 희생자입니다. 희생자들이 화해와 용서의 손길을 내밀 때 그 힘이 큽니다. 인간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다가 인간에 의해 희생당한 예수 그리스도가 결국 화해의 사도가 되지 않았습니까. 남북한이 평화를 위해 먼저 화해와 용서를 한다면 그 어떤 강대국도 다시는 갈등의 씨앗을 심지 못할 겁니다. 이게 바로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토브’를 실현하는 지름길이죠.” 그는 ‘토브의 관계’가 한반도에 뿌리내릴 때 하나님이 주시는 참 평화가 온다고 내다봤다.

좌파와 우파로만 세상을 나누는 이념 논쟁도 뿌리 뽑자고 했다. “고리타분한 이념 논쟁 대신 ‘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한반도를 바라봐야 합니다. 특히 기독교인들이 이렇게 해야죠. 북한이 굶고 있는데 하나님의 나라를 품고 사는 기독교인들이라면 당연히 도와야 합니다. 이념이요? 인간이 만든 불완전한 산물일 뿐입니다. 하나님의 길만 따라야 합니다.”

북한 주민들을 조건 없이 도와야 한다는 게 그의 당부였다. “레위기 26장 14~16절에 폐병에 대한 언급이 나옵니다. 하나님이 재앙으로 폐병을 내린다는 건데 그만큼 결핵이 오래된 질병이란 말이에요. 우리나라가 북한을 사랑으로 품고 부족한 걸 지원해야 합니다. 결핵약 지원도 마찬가지고 식량지원도 그렇죠. 우리가 돕지 않으면 누가 북한을 돕겠습니까.”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아직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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