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 목회는 특별해야 한다?… 전통 설교·심방으로 길 열다

국민일보

젊은 세대 목회는 특별해야 한다?… 전통 설교·심방으로 길 열다

[3040 목회자리포트] (2) 시광교회 이정규 목사

입력 2019-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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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규 시광교회 목사가 21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교회 앞 거리에서 젊은이들과 소통하며 목회를 일궈온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20~40대가 모이는 교회라고 하면, 세대별 문화 코드에 맞춘 프로그램 등 무언가 특별한 게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서울 영등포구 시광교회(이정규 목사)는 그런 생각을 단숨에 허문다. 고전적 예배 형식으로 개혁주의 토대 위에서 선포되는 설교는 평균 1시간이 넘어갈 뿐 아니라 난이도도 높다. 이 교회 목회자는 매일 교회로 출근해 설교 준비를 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틈나는 대로 성도를 심방한다. 바른 설교와 심방을 통한 목양이라는 전통적 방식으로 20~40대를 키워나가는 시광교회 이정규(41) 목사를 21일 만났다.

교회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 상가 건물 지하에 있다. 교회 이름은 고린도후서 4장 6절에 근거해, 말씀을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의 영광과 아름다움을 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를 “강단에서 하나님의 성품과 하나님이 어떤 일을 하셨는지에 대한 말은 줄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한다는 말만 늘어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기독교의 본질은 우리는 죄인이고 우리를 이런 죄로부터 구출해내기 위해 하나님이 무엇을 하셨는지에 집중하며 그 능력을 받아 죄에서 탈출하고 성화되는 것”이라며 “하나님이 하신 일과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는 제외한 채 ‘착하게 살아라’ ‘전도해라’고만 말하는 건 기독교의 본질이 결코 아니다”고 단언했다.

그는 그래서 무엇보다 설교를 중시하며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 강해적 설교, 변증적 설교를 지향한다. 그는 특히 ‘강해적 설교’를 강조하는데, 설교자가 특별한 의도를 갖지 않고 성경 저자의 의도를 파악해 성경 본문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그는 기독교 종말론 연속 설교에 이어 사도행전 강해설교를 진행 중이다.

강해적 설교를 중시하는 건 그가 목회자가 된 독특한 배경과 무관치 않다. 그는 “목회자가 되기 전 가장 힘들었던 것이 설교자가 도대체 왜 그 성경 본문을 읽었는지 모를 때였다”고 했다. 그는 평신도 시절 서울의 한 교회에 다니며 열심히 성경공부를 하다 뒤늦게 이단 교회임을 알고 빠져나왔다. 이후 경기도 안양 열린교회에 나가면서 바른 교리와 성경을 배웠고, 친구들과 토요일마다 성경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신학에 매료돼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목회자가 됐다.

교회는 2011년 12명이 모여 시작한 뒤 2014년까지는 20명 정도가 모여 예배드렸다. 신학책을 읽고 블로그 ‘진짜배기’에 글을 올리면서 ‘신학 덕후’로 소문이 났다. 블로그의 글과 교회 홈페이지의 설교를 보고 2014년 하반기부터 사람들이 하나둘 찾아왔다. 지금은 어린이 20여명을 포함해 240여명이 예배를 드린다.

그가 설교 못지않게 중시하는 것이 목양이다. 이 목사는 교회에 출근해 기도하고 공부하는 가운데 점심과 저녁 때 직장이나 가정으로 성도들을 심방한다. 목회자는 목자이자 학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목사는 “청교도들은 심방을 하나님 말씀의 영접, 즉 하나님이 내 삶의 현장으로 찾아와주신 것으로 여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도들의 직장에 찾아가 함께 점심을 먹으며 신변잡기부터 신앙에 대한 고민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월급이 얼마인지, 왜 승진을 못했는지 등의 주제로 대화하면서 하나님은 성도들의 일상을 궁금해하는 분임을 알게 한다고 했다. 심방은 주일에 들은 말씀을 성도들이 어떻게 살아내고 있는지 살피는 자리도 된다. 그가 심방간다고 하면 “담임목사가 왜 나를 만나러 오냐”며 부담스러워하는 이들도 있다. 그는 “굳이 안 와도 된다는 친구들일수록 더 찾아간다”며 “오랫동안 교회를 다니다 우리 교회에 왔는데, 담임목사와 밥 먹는 건 이 교회에서 처음이라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이렇듯 성도들과의 인격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들의 상황을 정확히 알아야 설교 또한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교관이다. 그는 “성도들이 설교의 내용에만 집중할 것 같지만 내용뿐 아니라 설교자의 태도, 어조, 호소방식 등 외적 요소에도 많이 반응한다”며 “이를 통해 하나님의 성품을 예측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설교자가 맨날 성도들을 혼내면, 하나님은 무서운 분이 돼 버린다”며 “내 죄를 지적해 주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용서해 주시는 분임을 내용과 형식을 통해 알려줘야 한다”고 했다.

그의 목회는 한마디로 설교와 심방을 통해 끊임없이 성도들과 소통하는 것이다. 그는 “젊은 세대는 소통을 갈구한다”고 했다.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기 바랄 뿐 아니라 자기의 이야기를 속에서 끌어내 주기 바란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이들은 윗세대에 비하면 직설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그런 세대의 특징을 잘 견뎌낼 필요가 있다”며 웃었다.

그는 신학자들의 깊이 있는 학문적 성취를 알기 쉽게 풀어내 전달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여러 권의 책도 썼다. 2014년 ‘갈라디아서’ 통합적 성경공부 시리즈를 시작으로 ‘야근하는 당신에게’ ‘회개를 사랑할 수 있을까’ ‘새가족반’ 등이 주목받았다.

그가 바라보는 한국교회의 미래는 어떨까. 그는 “제도와 조직으로서 한국교회의 모습엔 비관적이지만 신자들의 모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사람들이 기독교를 필요로 할 것”이라며 “지금 사회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젠더, 진보·보수 문제 등 거의 모든 문제의 답을 기독교가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아직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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