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용어 바로 알기] ‘삼우제’는 ‘첫 성묘’로

국민일보

[교회용어 바로 알기] ‘삼우제’는 ‘첫 성묘’로

입력 2019-05-2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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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문화와 전통은 그것이 쌓이는 세월만큼이나 바뀌는 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카멜레온처럼 수시로 트렌드를 바꾸며 급속하게 변화하고 옷을 갈아입는 대중문화가 있다. 그러나 전제국가의 군주도 침략국의 무력으로도 쉽게 바꿀 수 없었던 것이 오랜 전통과 각 나라의 특수한 문화를 품고 있었던 장례문화이다.

기독교 또한 ‘무속신앙이다’ ‘유·불교의 전통이다’라고 목소리는 높이지만, 이미 토착화 된 한국의 장례문화를 기독교식으로 일순간에 바꿔 놓지는 못했다. 교회들은 기독교 신앙을 훼손하거나 변질시키지 않는 선에서 한국의 고유한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는 절충안을 찾으려고 노력해 왔다.

그중 하나가 삼우제(三虞祭)이다. ‘삼우제’는 유교의 전통에서 온 말이다. 간혹 ‘삼오제’로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한자어의 뜻을 고려하면 ‘삼우제’가 맞는 말이다. ‘우제(虞祭)’는 장례를 치른 후 죽은 사람의 혼이 방황하지 않도록 집에서 지내는 제사로 초우제 재우제 삼우제가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점차 3일 만에 장례가 치러진 곳에서 다시 한번 제사를 지내고 탈상하는 것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런 문화적 전통이 기독교의 장례문화에도 토착화되어 삼우제를 지키는 기독교인들도 많다. 과거에는 거의 예외 없이 시신을 땅에 묻는 매장이 일반화되어 있었다. 그래서 삼우제는 단순히 제사를 한 번 더 지내려는 목적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새로 조성된 묘지가 제대로 자리를 잡았는지 살펴보려는 남겨진 가족의 마음도 담겨 있다.

기독교인들이 삼우제를 지내는 것은 죽은 사람의 영혼을 달래는 제사를 지내기 위한 것이 아니다. 돌아가신 분의 죽음을 애도하며 한 번이라도 더 찾아보기 위한 마음 때문일 것이다. 기독교는 토착화된 문화와 풍습을 기독교적인 신앙에 맞춰 담아낼 기독교적 용어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다면 굳이 삼우제라는 말을 쓸 필요는 없다. 삼우제라는 말 대신 ‘첫 성묘’와 같은 말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이상윤 목사(영국 버밍엄대 신학박사)

아직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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