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사자후] 게임 산업의 특수성과 잠재력

국민일보

[게임 사자후] 게임 산업의 특수성과 잠재력

입력 2019-05-23 20:34

세계적 게임회사 블리자드사가 ‘디아블로3’을 출시했을 때, 개발진들은 사용자들이 게임을 마스터하는 데 수개월이 걸린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출시 6시간 만에 무명의 한국 게이머는 최종단계를 정복해 세계를 경악시켰다. 한동안 최고등급을 ‘코리아 레벨’로 부르자는 얘기까지 나왔다.

e스포츠 대회에서 한국 게이머의 실력은 독보적이다. 전세계 수천만명이 참여해 지역 예선전을 거쳐 국가대표로 경쟁하는 국제대회의 경우 16강 이상에서 한국인들끼리 경쟁하는 일은 다반사이다. 이미 1998년부터 프로게이머가 활동을 시작했고, 수많은 프로게이머가 중국과 유럽 등지에서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게이머는 유전자부터 다르다는 소리를 듣는 이유이다.

게임 산업에서도 한국은 특출나다. 세계 최초로 그래픽온라인게임을 출시하고, 2000년대부터 세계 5위권 수준의 게임시장을 유지해 왔다. 2015년에는 10조원대를 돌파해 수출액 30억달러 넘어서며 문화콘텐츠 시장을 견인했다. 제작·배급사와 PC방, 게임장 등은 2017년 1만 2000여개소, 7만명 이상의 종사자를 거느리고 있다.14개 프로구단과 28개 팀, 15개 이상의 대형 게임대회와 전문 방송이 있으며, 20만명 이상 참여하는 세계적 규모의 게임쇼 ‘G-Star(지스타)’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최근 침체기라고는 하지만 지난해 국내 게임 ‘배틀그라운드’는 전세계 게임기사 2위, 다운로드 3위로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던전앤파이터’는 중국시장을 휩쓸며 지난해에만 매출 1조 2000억원에 93%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게다가 세계 게임시장(1350억 달러)에서 한국게임 점유율은 5.7% 정도에 불과해 아직도 성장 가능성은 큰 편이다. 특히 문화환경이 유사한 중국과 동남아에서는 한류의 첨병이 되고 있다.

게임은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환경, 빈곤 등 사회인식 변화를 꾀하는 게임 사이트가 각광 받고, 게임원리로 재미와 참여 기능을 높이는 ‘게이미피케이션’이 확산되고 있다. 종합예술로서의 게임도 주목받고 있는데, 2012년 미국 국립예술기금위원회(NEA)는 예술영역으로서 게임 콘서트와 전시회, 공연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유엔은 전쟁과 기근 등을 알리는데 게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 게임 과몰입 이슈로 시끌벅적하다. 게임의 부정적 기능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게임의 다양한 기능과 활용 가능성, 그리고 한국인과 한국 게임산업의 특수성과 잠재력을 인식한다면 보다 긍정적인 활용 여지는 훨씬 넓어질 것이다.

<정의준 건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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