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스포츠] “올해 다시 ‘지현천하’ 열릴 것… LPGA 진출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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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스포츠] “올해 다시 ‘지현천하’ 열릴 것… LPGA 진출 꿈꾼다”

대기만성형 골프 스타 김지현

입력 2019-05-24 04:04 수정 2019-05-2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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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이 지난 21일 경기도 하남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한국여자 골프에서 ‘지현’이라는 이름을 가진 선수 중 맏언니인 김지현은 올해 ’지현천하’가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통산 5승을 거둔 김지현은 이제 미국 무대 진출을 꿈꾸고 있다. 하남=최종학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톱랭커 중에는 유독 ‘지현’이라는 이름을 가진 선수가 많다. 특히 2017년에는 5월 말부터 한 달 간 김지현(28)과 김지현2(28), 오지현(23), 이지현(23)이 5주 연속 KLPGA 투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해 ‘지현이’들은 무려 7개의 우승을 합작했다. 자연스럽게 ‘지현천하’라는 말이 나왔다.

그 ‘지현이’들 중 맏언니인 김지현을 21일 경기도 하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지현은 무척 밝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인터뷰 이틀 전에 끝난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1년 1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김지현은 올해 다시 ‘지현천하’가 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일각에선 올 시즌 2승을 거둔 최혜진(20)의 전성시대를 일컫는 ‘혜진천하’가 대세라고 하지만 아니란다. 김지현은 “막내 오지현이 ‘큰 언니가 잘 해 스타트를 끊어 달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 우승했다.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4강에서 맞붙은 친구 지현이도 감이 살아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나와 김지현2, 오지현 세 명이 함께 대회에서 플레이 한 적도 많았다”며 “우리는 성향도 비슷하다. 플레이가 빠른 편이다. 모두 다 잘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름이 같아서 생긴 에피소드에 대해 물어봤다. 김지현은 특히 자신과 동갑인데다 태어난 달(11월)도 같은 김지현2와의 일화가 많았다고 했다. 한 번은 프로암 대회가 있었는데 주최 측에서 수요일에 와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그날 경기장에 나갔는데 이름표에 ‘김지현2’가 쓰여 있었다. 주최 측 관계자도 화들짝 놀라 “헷갈려 잘못 전화했다”고 했단다. 물론 김지현2에게는 김지현이 치는 날짜(화요일)를 알려줘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또 중고교 때는 경기 후 차에 실린 골프백이 김지현2와 바뀐 적도 많았다. 두 선수는 KLPGA 등록 순서 순으로 ‘김지현, 김지현2’가 됐다.

김지현은 KLPGA 투어에서 통산 5승을 거둔 정상급 골퍼다. 하지만 뒤늦게 꽃을 피운 ‘대기만성’형 스타이기도 하다. 실제 김지현은 2010년 투어에 데뷔했지만 2017년 4월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야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KLPGA 투어 125개 대회 만에 처음 우승의 감격을 누리게 된 김지현은 축하 물세례 속에 통곡까지 했다.

김지현이 지난 18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8강전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이 대회에서 1년 1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한 김지현은 KLPGA 통산 5승을 기록 중이다. KLPGA 제공

김지현은 8년 간 무관에 그치면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지만 그만큼 배운 것도 많았다. 산전수전을 다 겪었기에 자신이 더 단단해졌다고 한다. 김지현은 “오히려 그게 더 잘 됐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잘 쳤으면 부진했을 때 더 힘들었을 것이다. 또 늦게 핀 만큼 선수 생활도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술회했다.

그래서 그런지 김지현은 어린 선수들에게 “너무 우승에만 집착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요즘 갓 데뷔한 선수들이 스스로에게 ‘잘 해야 한다’는 지나친 압박을 가해 빨리 지치는 모습이 마음 아프다고 했다. 김지현은 “우승을 너무 쫓는 것보다 찾아오게 해야 한다.

미국 선수들은 여유를 가지고 있어서 롱런을 한다”고 말했다.

김지현도 선수 생활을 오래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롤모델도 최나연과 아니카 소렌스탐이라고 소개했다. 김지현은 “두 선수는 내가 좋아하는 심플하고 콤팩트한 스윙을 할 뿐 아니라 꾸준히 골프를 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현에게 ‘이제 골프계에서 고참급’이라고 이야기 하자 “언니들도 많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래도 최혜진에 대해선 “지금 봐도 귀엽고 애기같다”고 웃었다. 최혜진이 초등학교를 막 졸업할 때부터 필드에서 봤기 때문이란다.

KLPGA 대표 미녀 골퍼이지만 아직 남자친구는 없다. 김지현은 “아직은 골프를 더 하고 싶다. 결혼이나 사랑보다는 일을 더 하고 싶다. 그래도 좋은 사람이 있으면 운명처럼 나타나지 않을까”하고 환히 웃었다.

김지현은 미국프로골프(LPGA) 진출의 꿈도 숨기지 않았다. 김지현은 “기회가 된다면 당연히 가고 싶다. 세계적인 선수도 만나보면서 함께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달 말 열리는 US여자오픈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김지현은 지난해 열린 이 대회에서 톱10에 들어 올해 출전권을 따냈다. 김지현은 “지난해에는 3라운드까지 잘하다가 마지막 날 좀 주춤해 10등을 했다”며 “올해는 좀 더 달라진 모습으로 대회에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남=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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