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김진혁 교수] “신학은 지금까지 쌓아온 것으로 현재의 질문들에 답할 수 있어야”

국민일보

[저자와의 만남-김진혁 교수] “신학은 지금까지 쌓아온 것으로 현재의 질문들에 답할 수 있어야”

‘질문하는 신학’ 김진혁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교수

입력 2019-05-2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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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교수가 지난 20일 서울 국민일보 빌딩에서 자신의 책 ‘질문하는 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책 제목 때문일까. ‘질문하는 신학’의 저자 김진혁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교수는 요즘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는다. 사람들은 내심 그가 어떤 질문에든 답을 줄 것이라 기대하는 눈치다. 딱딱하고 어려운 조직신학을, 사람들이 일상에서 한번쯤은 품었을 법한 질문을 통해 설명하니 그럴 법도 하다.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이번 책은 그가 2017년 선보였던 ‘신학공부’와 과거 연재글 등을 새롭게 구성해 펴낸 것이다. 조직신학의 주요 내용을 800여쪽에 걸쳐 200여개의 질문을 통해 소개한다. 사도신경의 순서에 따라 1장에선 하나님의 세계, 2장은 예수 그리스도와 인간, 3장은 성령과 공동체를 다룬다. 가령 1장에선 ‘성서는 하나님의 말씀인가, 인간이 쓴 책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성서론을 소개한다. ‘악과 고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라는 질문으로부터 신정론을 풀어낸다. 2장에선 ‘그리스도인이 믿는 가장 큰 기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성육신과 부활을 다루고 3장에선 ‘그리스도인은 종말을 왜 기다려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종말론을 설명하는 식이다.


김 교수는 “먼저 질문과 관련된 성경 어원 분석을 하고 기독교 전통 속에서 역사적 궤적을 통해 왜 이런 교리가 등장했는지 설명했다”며 “이어 각 장의 내용과 관련된 현실적인 문제를 연결시켜 다뤘다”고 말했다. 이렇듯 저자가 정교하게 구성한 형식에 따라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자연스레 질문의 답을 성경에서, 또 기독교 역사 속에서 찾게 된다. 김 교수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독자로 하여금 오늘날 내가 서 있는 현실에 그 질문을 대입시켜 보고 답을 생각해보게끔 이끈다. 세월호 참사, 종교개혁 500주년, 용서의 문제, 신자유주의의 폐해 등 우리 시대의 문제를 그 자체로 이슈 삼진 않지만, 신학의 울타리 안에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숨은 의도는 답을 주는 쪽이 아니라 오히려 답을 찾는 과정에 더 깊이 개입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그리스도교의 신비를 사랑하며 알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했다”고 말했다. 이를 인간의 지적인 욕망을 설명하는 ‘큐리오시타스(curiositas)’와 ‘스튜디오시타스(studiositas)’란 철학적 용어를 들어 소개한다. 큐리오시타스가 인간이 외부세계를 만났을 때 즉각적으로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으로 번역된다면, 스튜디오시타스는 사랑에 사로잡혀 대상을 더 알고 싶어하는 것으로 ‘면학심’이라 부를 수 있다. 김 교수는 “통상적으론 질문하고 답을 얻는 순간 더 알고 싶은 욕망이 사라지게 마련”이라며 “하지만 신학은 다른 학문과 달리 정해진 하나의 답이 없기 때문에 그 질문이 계속해서 열려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다시 말해 신학은 질문의 답을 통해 신에 대해 알게 하고 사랑하게 함으로써 또 다른 물음을 낳고 신에 대한 갈망을 이어가게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김 교수는 신학을 신학자나 목회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신의 존재를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삶의 기술이라는 지평으로 확장한다. 이는 그가 그간 현대 신학 서적에 대해 서평과 해제 등을 쓰며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해온 행보와도 맞닿아있다. 김 교수는 자신이 전공한 칼 바르트뿐만 아니라 미국의 스탠리 하우어워스, 현재 가장 주목받는 신학자로 꼽히는 새라 코클리 영국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 제임스 KA 스미스 미국 칼빈대 교수 등을 국내 소개하는 데 크게 일조해왔다.

이번 책 역시 어렵지 않고 알기 쉽게 서술돼 있어 누구나 도전할만하다. 비록 표현은 쉽지만 곳곳에서 현대 신학의 최신 논의와 자료를 토대로 그만의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대목이 삼위일체론을 다룬 4장이다. 그는 여기에서 박사논문에서 다뤘던 로마서 8장 연구를 바탕으로 개신교 신학의 핵심인 칭의론을 삼위일체론과 연결시켜 설명한다. 그 과정에서 요제프 라칭어 선집 작업을 하며 확보한 자료를 국내 처음 소개하는 등 학자로서 성실한 면모도 보여준다.

김 교수는 “신학자로서 제 역할은 현대적인 질문과 지금까지 쌓여있던 신학을 연결해서 답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신학은 그렇게 늘 새롭게 쓰여야 하는 학문”이라고 말했다. 독자들은 그가 제시한 답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까. 김 교수는 “독자들은 제가 내놓은 답이 답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오히려 기존에 알고 있던 것이 답이었음을 깨달을 수도 있다”며 “하나님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갈 질문에 대한 갈망을 계속 열어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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