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개성공단 남측 자산 멋대로 이용 말라

국민일보

[사설] 北, 개성공단 남측 자산 멋대로 이용 말라

입력 2019-05-24 04:03
북한이 개성공단 장비와 설비를 이용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중국 주재 북한 무역상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것이어서 가능성이 농후하다. RFA는 북한 무역회사들이 남한 기업 소유의 개성공단 설비를 평안북도 동림군을 비롯한 여러 곳으로 무단 이전해 다양한 임가공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의류들이 중국 밀수선을 통해 중국을 거쳐 일본과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조치로 2016년 폐쇄된 개성공단에 남겨진 우리 측 시설과 장비는 1조원어치에 육박한다. 우리 측 동의 없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남측 재산이다. 그럼에도 북한이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설비와 장비를 이용하거나 사용하면 명백한 불법행위이자 남북 합의 위반이다. 개성공단 설비 이용은 북한 당국의 허가나 묵인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보도가 사실이면 유야무야 넘어가선 안 된다.

북한이 개성공단에 남겨진 우리 측 물품을 빼돌리고,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는 의혹은 2017년에도 제기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대외 선전매체를 동원해 “개성공업지구는 명백히 우리 주권이 행사되는 지역”이라며 “거기서 무엇을 하든 남측이 상관할 바 아니다”고 외려 적반하장식 주장을 펼쳤다. 북한은 우리 측의 공단 가동 중단 조치 이후 공단 내 자산 동결과 관리·운영권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억지다. 북한은 금강산관광지구에서도 우리 측 자산을 멋대로 사용한 전례가 있다.

북한은 개성공단의 조속한 재가동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 북한이 우리 정부가 승인한 공단 입주 기업인의 방북에 대해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들이 방북하면 불법 행위가 들통날까 그러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그게 아니라면 이들 기업인의 방북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정부는 즉각 정확한 진상 파악에 나서야 한다. 개성공단 장비 및 설비 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북한 당국에 조속한 원상복구를 강력히 요구하는 것은 물론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국민의 재산을 지키는 일은 정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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