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의 황홀한 진화… 가슴 벅찬 자스민의 외침까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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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의 황홀한 진화… 가슴 벅찬 자스민의 외침까지 [리뷰]

뛰어난 볼거리·적절한 캐스팅 눈길… 자스민, 주체적 여성 캐릭터도 매력

입력 2019-05-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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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개봉한 디즈니 라이브 액션 영화 ‘알라딘’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램프의 요정 지니를 만나게 된다면 어떤 소원을 말할까. 어릴 적 누구나 한번쯤 이런 고민에 빠져봤을 것이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1992)이 동명의 실사 영화로 다시 태어났다.

줄거리는 익히 알던 그대로다. 좀도둑 알라딘이 마법사 자파의 의뢰로 마법 램프를 찾아 나섰다가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를 만나게 되는데, 자스민 공주의 마음을 얻으려다 생각지도 못한 모험에 휘말린다. 단, 스토리나 캐릭터 설정을 제외한 거의 모든 것이 업그레이드됐다. 원작을 뛰어넘는 볼거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막 속 신비의 왕국 아그라바를 배경으로 한 환상적 비주얼이 화면을 채운다. 진화한 기술력과 막대한 물량 공세의 총체로 보인다. 원숭이 아부, 호랑이 라자, 앵무새 이아고 등의 동물 캐릭터는 CG로 실감나게 구현됐다.


초반부터 인상적인 시퀀스들이 연달아 펼쳐진다. 보물로 가득한 동굴에서 이뤄진 알라딘과 지니의 첫 만남은 한 편의 뮤직비디오처럼 리드미컬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알라딘이 대규모 행렬을 이끌고 궁으로 향하는 행차신이나 궁에서 열린 댄스파티 장면도 흥을 돋운다.

뮤지컬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인 만큼 다채로운 음악이 극을 채운다. 하이라이트는 알라딘과 자스민이 양탄자를 타고 별빛 가득한 하늘을 나는 장면인데, 이 작품의 대표곡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가 흐르며 벅찬 황홀감을 자아낸다.

실사화의 관건이었던 캐스팅은 꽤 만족스럽게 이뤄졌다. 이집트에서 나고 캐나다에서 자란 신예 메나 마수드가 2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알라딘 역을 꿰찼다. 자스민 역은 가수 겸 배우 나오미 스콧이 맡았는데, 당찬 이미지와 고혹적인 외모로 캐릭터에 몰입감을 부여했다.


원작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목소리 연기를 했던 지니 역에는 윌 스미스가 합류했다. 싱크로율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팬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으나, 워낙 다재다능한지라 춤과 노래를 무리 없이 완수해냈다.

이 영화의 가장 뛰어난 성취는 주체성을 부여받은 여성 캐릭터다. 2019년판 자스민은 화초처럼 침묵하며 살라는 요구를 당당히 거부한다. 왕자의 구원 따위도 필요치 않다고 외친다. “날 가두려 할수록 내 날갯짓은 거세지지.” 강인하게 울려 퍼지는 자스민의 노랫소리.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알라딘’을 다시 사랑하게 될 이유다. 127분. 전체가.

권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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