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엔 무혐의 이번엔 구속, 김학의·윤중천 부실 수사 의혹 규명 목소리

국민일보

6년 전엔 무혐의 이번엔 구속, 김학의·윤중천 부실 수사 의혹 규명 목소리

과거사위 “공소시효 남았다”

입력 2019-05-24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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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사진) 전 법무부 차관이 뇌물수수 혐의로,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성범죄인 강간치상 혐의로 각각 구속되면서 과거 검찰의 부실 수사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검찰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단순히 김 전 차관과 윤씨를 사법처리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법원이 22일 윤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데에는 검찰이 강간치상 혐의를 적용하고 이를 입증할 증거를 다수 제출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 중 상당 부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단은 피해 여성 이모씨의 진술 조서와 2007년 11월에 찍힌 성관계 사진, 우울증 진료기록 등을 법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6년 전 검찰은 윤씨의 성범죄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이씨는 2006년 7월~2008년 2월 상습적으로 폭행·협박을 당해 김 전 차관 등 유력자들과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가졌다고 2013년 검찰에 진술했다. 당시 검찰은 이에 대해 “피해자다운 행동이나 태도가 없어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또 “윤씨가 김 전 차관과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해 협박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사진을 제출하지 못해 믿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이씨 측 관계자는 “2013년 검찰이 피해자 주장을 전혀 들어주지 않았다”며 “수사 의지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과거 검찰은 핵심 물증도 찾지 못했다. 최근 검찰 수사단은 윤씨 조카 주거지에서 2007년 11월 13일 성관계 사진을 발견했다. 이씨가 2013년 언급했던 ‘협박 사진’이다. 검찰은 이 사진과 이씨 진술을 토대로 윤씨에게 시효가 남아있는 강간치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었다. 검찰이 2013년 철저한 압수수색을 통해 이 사진을 확보했다면 강간치상을 포함해 현재 시효가 지난 특수강간 혐의 적용도 당시 검토할 수 있었다.

2013년 검찰이 김 전 차관과 ‘스폰서’의 관계를 묵과한 정황도 있다. 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 최모씨에게서 3000여만원, 윤씨에게서 1억3000여만원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됐다. 검찰 수사단은 최씨가 2003년부터 8년간 김 전 차관에게 차명전화를 제공한 사실에 주목했고 최씨를 불러 뇌물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2013년 검찰은 차명전화 제공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최씨를 불러 조사하지 않았다. 당시 검찰 수사팀 관계자는 “경찰이 송치한 성범죄 혐의에 주력했다. 뇌물은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갑배 검찰 과거사위원회 위원장은 23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수사 과정의 문제까지 들여다보자는 것이 과거사 규명의 취지”라며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와 같은 검찰 과오가 현재 진행되는 수사단 수사에서 드러난다면 이는 공소시효가 남아 있어 처벌까지 가능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사위 진상 규명 작업에서 시작된 이번 수사의 목표는 과거 국가 권력이 제대로 진실을 밝히지 못해 상처받은 피해자의 피해를 복원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문동성 구자창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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