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살리는 교회… “보시기에 좋았다”

국민일보

생명 살리는 교회… “보시기에 좋았다”

2일 환경주일, 녹색운동 시냇가푸른숲교회·은광교회

입력 2019-05-3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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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국 시냇가푸른숲교회 목사가 지난 28일 교회와 바로 옆 정곡초등학교 사이에 있는 ‘낮은 울 쉼터’에서 교회의 쉼터 관리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아침에 외출하기 전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과 깨끗한 공기가 그리운 요즘이다. 지난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국가 2위에 올랐다. 서울은 전 세계 수도 62곳 중 공기질이 27번째로 나쁜 도시로 꼽혔다. 하나님은 창조세계를 향해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창 1:31)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인간의 탐욕과 죄로 오염된 현 세계를 회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2일 ‘환경주일’을 맞아 녹색운동을 펼치는 교회들을 찾아가 봤다.

서울 강서구 방화대로 시냇가푸른숲교회(김성국 목사) 바로 옆에 있는 ‘낮은 울 쉼터’는 방화동 일대의 지역 명소다. 지난 28일 이곳을 방문하니 싱그러운 5월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었다. 쉼터 중간에 있는 느티나무들은 길게 뻗어 시원한 그늘을 제공했다. 자주달개비 범의꼬리 앵초 쑥부쟁이 패랭이 할미꽃 장미 등 교회 성도들이 올해 심은 5000여종의 화초류는 도심 속에서 흔치 않은 구경거리였다. 물고기가 있는 작은 연못과도 잘 어울렸다. 옆에는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 학교 아이들과 지역주민들이 언제든 휴식할 수 있다.

교회는 2007년 강서구청, 정곡초등학교와 논의해 학교와 공원, 교회의 콘크리트 철책 담장을 없애고 이 자리에 쉼터를 만들었다. 쉼터가 들어서기 전만 해도 이 부근은 지역의 우범 지대였으나 자연 친화적인 녹지 공간으로 전화위복이 된 것이다. 김성국 목사는 “이곳은 아이들의 자연 생태 학습장이 되기도 하고, 음악회와 바자회가 열리는 등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와 주민, 교회가 하나 된 명소가 된 것이다.

시냇가푸른숲교회 ‘낮은 울 쉼터’의 연못 전경. 강민석 선임기자

또 교회는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인근 ‘한강강서습지공원’의 지킴이 활동을 13년째 하고 있다. 서울에서 유일한 습지 공원으로 알려진 이곳은 멸종위기종 맹꽁이와 천연기념물 황조롱이와 고라니 등이 서식하는 동식물 생태계의 보고다. 매주 교육부와 남선교회, 여선교회, 당회 회원들이 녹색 조끼를 입고 공원 청소와 정비, 계도 등의 활동을 한다.

김 목사가 2004년 교회에 부임하기 전 일주일 기도 끝에 만들어진 표어 ‘시냇가의 버들같이’는 15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았다. 김 목사는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고 말했다.

전국에서 유일한 녹색 십자가를 사용하는 이 교회는 이외에도 음식물 남기지 않기 캠페인, 절수·절전 운동, 재생지 주보 사용, 여름철 전력 10% 줄이기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김 목사는 미세먼지 등 자연 파괴에 대한 궁극적 해결 방안은 결국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와 국민이 혼연일체가 돼 적게 먹고(음식물) 적게 쓰며(생필품, 전기, 수도) 대중교통 이용 등 의식과 삶의 대전환이 시급하다고 봤다.

교회가 해야 할 긴급 처방으로는 성도들의 집마다 나무를 심고 실내에 화초를 기르며 한국교회가 ‘정원숲’을 가꾸는 것이다. 김 목사는 “자연을 지키고 보존할 때 ‘그의 입김으로 하늘을 맑게’(욥 26:13) 해주실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서울 은광교회 성도들이 친환경 주방세제를 나누는 장면. 강민석 선임기자

서울 은평구 통일로 은광교회(성백용 목사)는 지난 4월부터 환경주일까지 친환경 주방세제를 성도들에게 나눠주며 녹색운동을 펼치고 있다. 세제는 주방에 쌀뜨물을 매일 받아 큰 통에 넣고, EM 발효액을 넣은 뒤 일주일 숙성시키면 완성된다. 이 원액으로 할 수 있는 게 많다. 주방세제보다 깨끗하게 설거지를 할 수 있고 머리감기, 목욕도 가능하다. 교회 ‘환경살리기 부서’ 실행위원 심태섭 집사는 “2015년부터 친환경 세제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호응도가 좋다. 발효 원액을 가져가 가정에서 직접 만드는 성도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교회는 1998년 환경에 뜻있는 한 평신도의 헌신으로 부서 ‘생명살리기위원회’가 처음 생겼고 기독교환경연대와 연계한 활동이 지금까지 이뤄지고 있다. 현재 환경살리기 부서의 표어는 ‘적색은총을 녹색은총으로 바꾸는 은광환경지킴이’다.

30여명의 부서 회원들은 지역사회와 연계해 도움이 필요한 성도를 위해 ‘아름다운가게’ 행사를 하고, 물품을 나누는 ‘아나바다’ 활동을 한다. 인근 불광천에서 쓰레기를 줍고 정화(수질) 운동도 벌이고 있다.

서울 은광교회의 녹화 모습. 강민석 선임기자

또 교회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환경교실’, 전 성도를 위한 ‘환경통신강좌’를 연다. 요즘 쟁점이 된 미세먼지와 플라스틱 줄이기 등에 대해 강의하며 성도들이 환경에 관심을 두도록 한다. 차 없는 날, 절전·절수, 분리수거, 손수건 쓰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등 월별 실천사항을 성도들에게 독려한다.

교회는 또 실내 공기 정화를 위해 예배당에 50여개 화분을 놓고 간이 온실을 만들었다. 거의 매주 화분을 교체한다. 또 교회녹화를 위해 채소원과 소정원을 조성했다. 심 집사는 “교회 녹화에 신경을 많이 쓴다. 공기 정화뿐 아니라 정적인 분위기를 주고 지역민이 이곳에서 부담 없이 휴식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미호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은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감사와 찬양을 돌리고 자연의 신음에 응답하는 생태 영성 훈련이 필요하다”며 “그리스도인들이 환경보호 문제에 깨어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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