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지역 교회, 체계적으로 대처를”

국민일보

“재개발 지역 교회, 체계적으로 대처를”

한국교회재개발연구소 세미나

입력 2019-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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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재개발연구소장인 이봉석 목사가 30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교회가 속한 지역이 재개발될 때의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 교회는 면적이 260평으로 재개발을 원하지 않는데 지역에 재개발사업 시행 인가가 났습니다. 교회도 분양신청을 해야 하나요? 교회를 뜯어 그만큼 옮겨 달라는 우리의 요구는 받아들여질까요?”(A장로)

“분양신청은 무조건 해야 합니다. 서류에 종교부지 칸이 없으면 기타란을 이용해서라도 해야 합니다. 재개발이란 건 낙후된 지역을 반듯하게 펴는 겁니다. 예를 들어 1억원 가치가 있는 지역을 개발해서 3억원으로 올리니까 그 과정에서 비용을 분담하란 겁니다. 법은 종교시설이라고 해서 특별히 우대해 주지 않습니다. 교회에는 거주이전비도 지급하지 않습니다. 성도도 줄고 장소도 옮겨야 해서 교회에 피해가 있습니다. 조합설립 이전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관여해 제대로 보상받아야 합니다.”(B변호사)

한국교회 재개발 재건축 과정에서 드러나는 교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목회자와 성도들의 적극적 대응을 촉구하는 세미나에서 오간 문답이다. 한국교회재개발연구소(소장 이봉석 목사)는 30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한국교회 발전을 위한 교회 재개발 세미나’를 열었다. 재개발로 인해 서울 성북구에 있다가 중랑구로 교회를 옮기는 과정에서 12년간 소송에 연루된 경험을 가진 이봉석 사랑을심는교회 목사가 연구소 창립 계기와 교회의 대처법에 대해 강의했다.

이 목사는 “50명 미만의 소형 교회일수록 재개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교회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경우가 많다”면서 세미나 개최 계기를 밝혔다. 이 목사의 교회는 재개발 관련 컨설팅 업체 여러 곳과 계약하고도 재개발 막판에 실거래가의 절반 수준으로 감정가격이 나와 쫓겨날 위기에 처했지만, 소송을 통해 극복했다. 이 목사는 “명도소송 단계에서는 전문 변호인의 도움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또 “경기도 안양의 한 목사님은 재개발조합 설립단계부터 조합장 선거관리위원장으로 활동해 조합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지만, 조합 측이 교회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내 명의를 이전해간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면서 “마지막 관리처분 인가가 끝나고 막상 이주할 때가 되면 조합의 입장이 양에서 사자로 돌변하는 경우가 많으니 목회자들의 주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교회는 목회자와 성도의 공동 재산이므로 중요 결정을 할 때는 반드시 공동의회를 열어 회의록을 만들고 사본을 보관하며 교인들의 서명도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세미나에서는 전국에서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에 처해 교회를 이전해야만 하는 목회자와 장로 등 100여명이 참석해 변호사와 질의응답을 나눴다. 경기도 광명에서 참석한 C목사는 “교회 안에 재개발에 찬성하는 조합 측 교인과 반대하는 교인이 함께 있어 이들을 중재하다 보면 목사가 재개발조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면서 “교회가 슬기롭게 재개발 재건축에 대처하는 방법이 널리 공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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